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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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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국정원 개혁은 소명…개혁해야 유능해진다"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2016-05-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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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가 처음으로 야당 국회의원이 됐다. 국정원에서 20여년간 인사와 관련된 업무를 맡아온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선자(서울 동작갑)가 주인공이다. 김 당선자가 정치권에 얼굴을 처음 내놓은 것은 지난해 7월 국정원의 인터넷·스마트폰 불법 해킹 의혹 사건이 터졌을 때다. 그는 당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에서 외부 전문가로 참여했다.
 
김 당선자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당시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국정원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런 인연을 바탕으로 그는 올해 1월 문재인 전 대표를 통해 더민주에 입당했다. 문 전 대표는 김 당선자 입당식에서 “더민주의 부족한 정보 전문 부문을 보완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 당선자는 3선의 전병헌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공백이 된 서울 동작갑에 전략공천되어 새누리당 이상휘 후보에게 2001표차 신승을 거뒀다. 현재 그는 당내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 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 TF’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3일 “(정부는)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 지원에 대한 목적이 무엇인지, 돈을 요구받은 것이라면 요구 집행은 누구인지, 자체 집행이라면 세부 근거는 무엇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출마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시대적 소명 의식이 나를 움직였다. 테러방지법과 국정원 댓글 사건, 간첩 조작 사건 등 최근 몇년 사이 국정원 관련 이슈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음지에서 일해야 하는 국정원이 국가 이슈로 부상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신호다. 국정원이 국가정보기관답게 기능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했다. 이를 위해 국정원을 강화해야 한다. 국정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정원 개혁이 필요하다. 국정원을 개혁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 선거 직전 당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나.
 
후보자로서 선거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다소 교만한 이야기인 것 같다. 그저 뒤늦게 선거에 뛰어들게 된 만큼, 동작갑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생각보다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 언론에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할 국회의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한편으로는 부담스럽지만, 그 부담 역시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국정원 강화를 위한 국정원 개혁에 야당의 의지가 강하고, 국민의 열망 또한 대단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부름에 기꺼이 모든 노력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국정원의 ‘바람직한 정보기관으로서의 기능’은 어떤 의미인가. 
 
국정원을 강화하고 정상화시킬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러한 개혁은 결코 국정원 내부에서 할 수 없다. 국정원 외부에서, 특히 새로운 정권에서 해야 한다. 나는 국정원에 오래 몸담았던 만큼 국정원 조직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 ‘어버이연합 게이트 진상규명TF’ 위원으로 임명됐다.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은데.
 
더불어민주당을 넘어서 야당을 통틀어 국정원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국민들이 나를 국회로 보내줬다. 국정원이 만일 이번 사건에 개입했거나 관여되어 있다면 과거보다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보내주신 국민들의 그 믿음을 결코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 국정원이 국내·외 정보와 수사와 기획조정 권한까지 안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정원의 힘의 분산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기관이 독점적인 권력을 가지면 반드시 일탈이나 부패 유혹이 생기기 마련이다.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기관의 권위나 힘, 규모가 확대되면 분리해서 통치하는 게 기본이다. 다만 어떻게 분산시키고 재조정하는 것이 정보기관 정상화에 도움이 될 지는 앞으로 국회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국정원이 제대로 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이 있다면.
 
유능한 정보기관이 되는 것이다. 흔히들 ‘국정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개혁의 목표’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본다. 국정원은 ‘더 유능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해야 한다. 그 청사진으로 가기 위해 국정원의 민주적 통제가 필요한 것이다. 비밀주의 뒤에 숨은 정보기관은 반드시 무능해진다. 민주주의로 훈련되지 않은 정보기관은 ‘주관적 애국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만 옳다는 잘못된 편견에 권력의 힘이 실리는 것을 국민이 용납해서는 안 된다.
 
- 지역구 승리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현 정권과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권 교체에 대한 민심이 강력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민심에 정의로운 정치로 보답하겠다.
 
- 앞으로 동작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동작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삶의 터전을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내가 제시한 4가지 지역공약인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구축, 신림선, 서부선, 신안산선의 차질없는 추진, 동작구 명품문화시설 성공적 추진, 노량진 변신 프로젝트 지속적 추진 등을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염두에 두고 있는 상임위원회가 있나.
 
정보위원회를 생각하고 있다. 정보기관을 강하고 유능한 정보기관으로 정상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싶다. 국정원 개혁의 소명을 안고 공천도, 당선도 가능했던 만큼 그 시대적 부름에 충실하겠다.
 
◇김병기 당선자 약력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 파견근무
노무현정부 국정원개혁 TF 파견근무
 
3일 국회 더민주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지원 진상조사 TF’ 회의에 참석한 김병기 당선자(오른쪽). 사진/김병기 당선자 페이스북
 
최한영·박주용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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