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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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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메르스에 경제성장 '반토막'…하반기에도 암초 수두룩

2분기 GDP 전분기대비 0.3% 성장…재정위기 남유럽 국가들보다 낮아

2015-08-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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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기본적으로 수출 부진 속 경기회복을 이끌 성장동력이 없다는 것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도 영향을 미쳤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대비 0.8% 성장하며 올 초 다소 선방하는 듯했지만, 2분기에 0.3%까지 떨어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분기 저조한 경제성장에는 메르스 영향이 컸다. 지난 5월 말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우리나라는 6월 한 달 내내 극심한 내수 부진을 겪었다. 메르스 전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은 외출을 자제하며 지갑을 닫았고, 한국을 방문하던 외국인 관광객 수도 빠르게 줄었다.
 
실제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6월 소매판매는 메르스 영향으로 전월대비 3.7% 감소했다. 이는 2011년 2월 이후 5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해 4월(0.8%)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 감소했다. 그만큼 메르스 여파가 소비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는 의미다.
 
메르스 영향으로 내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 관광객은 메르스 영향으로 방한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0%나 줄었다. 7월에도 메르스 영향이 남아있어 전년 동월 대비 53.5% 감소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6월에는 메르스로 인한 불안심리로 소비, 관광·여가 등 서비스업 활동이 위축되고 전체 적으로 내수가 부진했다"면서 "메르스 영향으로 경제활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수출 부진 속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다는 점도 저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어든 2690억달러로, 줄곧 하락 추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부진하면 곧바로 국내 제조업 생산 둔화로 이어져 내수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출 이외에 딱히 경제성장을 이끌 성장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 부진은 치명적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기 어려워졌고, 지금 세계 경제는 수출 주도 국가들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은 단기적인 경기 진작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제고에 맞춰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그동안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졌다는 게 더 크다"고 지적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암초들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들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기습적으로 단행한 위안화 평가 절하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수출 여건은 더욱 녹록치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 수출 파급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이 약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오르고,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업체에도 긍정적이라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그 효과가 많이 약화됐다"면서 "오히려 한중 경합 업종에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돼 한국의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연구위원은 "향후에도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원·위안 환율 추가 급락을 방지해야 하고 환위험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 기업들에 대해 무역보험, 유동성 지원, 외환 리스크 관리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하반기 한국 경제는 중국, 미국 등 대외 악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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