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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정부 보호받는 건설사, 이용당하는 세입자

국내 건설수주 역대 최고…무주택자 주거안정은 멀어

2015-08-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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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건설·부동산시장에서 정부의 가장 큰 비호를 받은 집단은 건설사였으며, 정부의 외면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집단은 무주택서민 이었다. 건설업 부양을 위해 서민들이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8% 증가한 7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94년 이래 상반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상반기 민간 주택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6% 증가했고, 비주택 건축수주도 69.6% 늘었다.
 
건산연은 저금리의 영향으로 민간 주택수주가 양호한 가운데 경기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공공 토목공사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기준금리는 2%에서 지난 5월과 6월 각각 0.25%p씩 인하, 역대 최저 수준인 1.50%까지 떨어졌다. 청약1순위 자격 완화,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택지 신규 지정 중단 등 직간접적으로 주택시장을 지원, 분양열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78.3%를 기록했던 초기분양률은 올 2분기 92.2%로 상승했다. 시장에는 역대 상반기 가장 많은 23만1965가구가 쏟았졌지만 초기 판매률이 상승, 건설사 실적개선에 도움을 줬다.
 
또한 가계부채 증가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도 분양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대출을 허용, 악재로부터 한발 비켜설 수 있었다. 특히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대상에 담합 건설사를 포함, 지속적인 영업활동을 가능케 했다.
 
공급자인 건설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호시절을 보낸 것과 달리 잠재 소비자인 무주택서민들은 정부의 외면 속에 전세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유 자금을 가진 세입자는 전세난 속에서 살아남고, 자금력이 부족한 세입자들이 매매와 분양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09년 1월 이후 77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78개월 연속 상승세가 확실한 가운데 매달 역대 최장 상승기를 경신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7월 2억원을 돌파했으며, 서울 한강이남은 4억원을 넘어섰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들어서만 1557만원 올랐으며, 현 정부 집권 이후 4594만원 상승했다.
 
전셋집 부족과 전셋값 상승으로 무주택서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들어 정부가 내놓은 전세대책은 전무하다. 유일호 현 국토부 장관은 취임 6개월 차를 맞았지만 기존 정책을 실행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최근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퍼포먼스조차도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분양과 매매시장은 부양시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후방지원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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