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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하

"왜 안 만나줘" 애인 집 방화미수 60대남 집유

2015-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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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모(64)씨는 지난 6월15일 밤 11시30분경 애인 황모(54·여)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빌라 앞에 섰다. 잠시 빌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황씨의 안방 창문 아래 세워진 포터 화물차를 밟고 올라가 창문으로 손을 뻗었다. 창문이 쉽게 열렸다.
 
황씨는 안방 창문이 열린지도 모른 채 침대에 잠들어 있었다. 허씨는 미리 준비한 지포라이터 기름통을 꺼내 불을 붙여 황씨가 누워있는 침대로 던졌다. 황씨가 평소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은 데 대한 앙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불길에 황씨가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불은 이미 이불로 번지고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그릇에 물을 받아 와 불 위로 뿌리기 시작했다.
 
창문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허씨는 이번엔 전단지에 불을 붙여 침대 안쪽으로 집어 던졌다. 하지만 침대에 크게 불이 붙지 않아 황씨가 곧 불을 끌 수 있었다.
 
결국 허씨의 방화는 100만원 상당의 이불과 베개 등 침구류를 태우고 벽을 일부 그을리는 데 그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심규홍)는 현주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로 기소된 허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 1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일어난 건물이 다세대주택 또는 빌라인 데다가 다른 여러 건물도 밀집해 있는 지역이었다"면서 "화재가 제때 진압되지 않았다면 매우 큰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거용 건물에 대한 방화는 다수의 생명·재산과 공공의 안전을 침해하는 사회적 위험성이 큰 범죄"라며 "그런데도 허씨는 황씨가 불을 끄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방화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현장에 있던 황씨에 의해 화재가 금방 진압돼 건물에 불이 옮겨붙지 않았다"며 "허씨가 황씨와 합의하고 황씨가 허씨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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