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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이클레이 '서울의 약속'이 그린 2030년 풍경

2015-04-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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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에서는 오는 12일까지 이클레이 세계 총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서울시가 제시한 기후 변화 대책 '서울의 약속'이 주목 받고 있다.
 
'서울의 약속'에서 서울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0만톤(2005년 대비 40%) 감축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세부 과제들을 제시했다.
 
서울시가 내놓은 과제를 바탕으로 2030년 가상 하루 일상을 그려봤다.
 
◇2030년 서울주민 김무공씨의 하루
 
4월13일(토) 아침 서울시에 사는 김무공씨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일 먼저 물을 찾았다. 전날 회식 숙취로 갈증이 났다.
 
김 씨는 싱크대로 가서 수돗물을 머그잔으로 바로 마셨다. (물 실천 과제 : 수돗물 음용률 60%·그대로 마시는 비율 7% 달성)담았다.
 
김 씨도 예전에는 생수를 사서 마셨다. 하지만 저축을 늘리기 위해 생수 대신 수돗물을 마시기로 결심했다.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생기고 아파트에서 물탱크 청소를 정기적으로 한 덕분인지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염소 냄새는 거슬렸지만, 수돗물을 끓이거나 하루 재워두면 사라졌다.
 
갈증을 해소한 김씨는 전날 밤에 도착한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를 살펴봤다. 전기세가 전월보다 10%정도 적게 나왔다. 아파트 창문에 미니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덕분이다.(에너지 실천 과제 : 전력자립률 33%·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4% 달성)
 
발전기 설치는 기술자가 와서 금방 해줬다. 발전기를 콘센트와 연결만 하면 자동으로 전기세가 줄어들었다. 김 씨는 특히 누진세 부담이 줄어든 점이 만족스러웠다.
 
김 씨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아침 식사를 했다. 김 씨는 평소 음식을 조금씩만 해서 금방 먹는 습관이 있다. 버리는 음식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자원순환 실천과제 : 음식물쓰레기 하루 2000톤 감축)
 
서울시에서 2017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높인 후, 음식물 쓰레기를 가능하면 만들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됐다. 또 음식물 쓰레기에 모이는 벌레들도 질색이다.
 
식사를 마친 김 씨는 화장실에서 세면을 했다. 수돗물은 틀어놓지 않고 받아놓고 사용한다.(물 실천과제 : 급수량 1200만톤 절감 목표) 세면한 물은 베란다에서 기르는 토마토에 줄 만큼 김 씨는 수돗물을 알뜰하게 사용한다.
 
토마토는 서울시에서 받은 상자텃밭을 베란다에 두고 기르는 중이다.(도시농업 실천과제 : 도시농업 실천공간 면적 10㎢ 달성) 서울시가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 가져다 준 퇴비가 도움이 되고 있다.
 
김 씨는 오늘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수확해 근처 농산물 직거래장에 팔 생각이다.(도시농업 실천과제 : 직거래장터 2000회 운영) 그의 토마토는 장터에서 인기가 많다. 줄기에서 완숙이 된 후 따서 금방 가져가기 때문에, 설익은 채로 따서 이동 중에 익히는 농장 토마토보다 맛이 좋다.
 
김 씨는 토마토들과 함께 디자인이 마음에 안드는 겨울옷 한 벌을 챙겼다. 농산물 직거래장에서 토마토를 팔고 오는 길에 중고시장에 팔기 위해서다.(자원순환 실천과제 : 나눔장터 2000회 개최·나눔장터 참여자 350만명 달성)
 
중고시장에서 물건을 팔아서 큰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또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중고장터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짐을 챙긴 김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 나왔다. 아파트에 주차된 차 10 대 중 9대가 전기차다.(대기 실천과제 : 전기차 260만대·하이브리드차 10만대 보급. 2014년 기준 등록 자동차 301만대)
 
아파트 주차장에 개별 충전 설비가 만들어졌고, 기름 주유소보다 자동차 급속 충전소를 찾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에 전기차 사용이 불편하지 않았다.
 
김 씨에게도 전기차가 있지만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간다. 서울시의 혜택이 많은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교통 실천과제 : 승용차 수송 분담률 20%로 낮추기). 또 자전거 도로와 보행전용거리가 많아져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보다 자전거로 가는 것이 더 편리해졌다. (교통 실천과제 : 자전거 도로 2000km연장·보행전용거리 250곳 운영)
 
김 씨가 타고 가는 자전거는 그의 것이 아니다. 근처 공공자전거 대여소에 가서 빌린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대여 절차와 요금을 처리했다.
 
자전거를 타고 농산물 직거래장으로 가던 김 씨는 예전보다 봄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봄만 되면 발령되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뜸해졌다.(대기 실천과제 : 초미세먼지 15 ㎍/㎥ 유지 목표)
 
김 씨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계획을 바꿨다. 중고시장을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고 싶어졌다.
 
'예전보다 귀찮고 불편한 일들은 늘었지만 대신 새로운 즐거움들이 늘었다'고 생각하며 김 씨는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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