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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말레이機 피격에 고립되는 러시아..EU, 제재 더 강화

"22일 브뤼셀 외무장관 회담서 러시아 제재안 나올 것"

2014-07-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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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에 러시아가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럽이 러시아 추가 제재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여객기 피격으로 자국 시민들이 사망한 것을 목격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보복 조치로 제재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속속 제시되고 EU 수장들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사진)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제시된 증거들이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은 지난 1988년 알카에다가 자행한 팬암기 103편 폭파 사건과 비견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대러시아 제재는 제 살 파먹기가 될 수 있다는 유럽 내 반대파의 지적에 밀려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진행돼 왔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처럼 러시아와 교역량이 많은 국가들은 국제사회의 여론에 맞춰 러시아 제재에 동의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으나,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 말레이시아 피격 사건으로 자국 시민들이 사망하자 그간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 제재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독일과 프랑스, 영국 정상들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러시아 제재 수위를 한층 더 높이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EU는 2단계 제재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 72명과 크림반도의 2개 에너지 기업을 제재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피격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네덜란드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사망자 수를 보면 총 298명의 사망자 중 네덜란드인이 192명, 말레이시아인이 44명으로 확인됐다. 그 밖에도 영국과 벨기에, 독일, 호주 국민들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정부들은 국내 여론을 고려해서라도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호주는 러시아가 사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오는 11월에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은 무기 거래 제재를 비롯한 광범위한 제재안을 검토 중이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다양한 제재 수단을 검토 중"이라며 "푸틴의 측근 인사들을 포함한 개인 제재 대상을 늘릴 예정이며 무기 판매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럽이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프강 뮌카우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리스트는 "러시아 부호들은 영국 금융권에서 자금 세탁을 해왔는데, 제재가 강화되면 이는 더이상 불가능 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파운드와 유로화 투자도 중단돼 기업들은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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