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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금융지주사' 도입..대기업 거미줄 출자 어떻게?

2014-07-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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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금융계열사를 가진 비지주회사집단의 출자구조가 평균 5.9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얽히고 설킨 거대한 거미줄 소유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의 지분구조가 총수의 유무, 지주회사 여부, 금융계열사 보유 여부 등 집단특성에 따라 큰 차이를 띤다고 10일 밝혔다.
 
총수가 있을 수록, 비지주회사일 수록,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을 수록 출자구조는 복잡한 양상이다.
 
우선 총수가 있는 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는 없는 집단의 3배 이상이다. 지난 4월1일 지정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63개중 총수 있는 집단 40개의 평균 계열사 수는 35.5개, 없는 집단 23곳에서는 11.2개다.
 
계열사 수가 많을 수록 출자구조는 복잡해지기 때문에 계열사 수가 많은 총수 있는 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4.5단계에 달한다. 수직적 출자가 일반적인 총수 없는 집단(1.5단계)의 정확히 3배다.
 
◇63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자료=공정위 제공)
 
그러나 총수 있는 집단들중에서도 지주회사는 출자구조가 단순·투명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출자구조를 3단계(지주→자→손자→100% 증손) 이상으로 늘릴 수 없기 때문.
 
총수 있는 집단중 비지주회사들의 출자구조가 평균 5.2단계에 이르는 반면, 지주회사는 평균 3.2단계로 훨씬 단순했다.
 
그럼에도 법적 제한 3단계를 넘기는 것은 일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 계열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들은 금융보험사를 보유할 수 없는데, 이들 기업집단중 일부가 비정상적인 방식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 밖에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
 
지주회사집단의 출자단계(3.2단계)는 그러나 금융회사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같았는데, 비지주회사집단에서 금융회사 보유 여부에 따라 평균 출자단계가 다른 것과 상반된다.
 
금융회사를 보유한 비지주회사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5.9단계로, 보유하지 않은 곳들(4.3단계)에 견줘 훨씬 높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의 도입을 경제민주화 과제중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제가 도입되면 이들 기업집단의 소유구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정위 관계자는 "김상민 의원이 9월 발의한 '중간금융지주회사제' 도입안이 통과되면, 총수 있는 지주 및 비지주회사집단 24곳이 영향을 받게 된다"며 SK와 두산, 삼성과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동부, 태광 등 8개 집단을 꼬집어 언급했다.
 
SK와 두산은 총수 있는 지주회사집단, 삼성과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동부, 태광 등 6곳은 총수 있는 비지주회사집단이다.
 
SK는 SK C&C 밑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금융계열사를 1곳 보유하고 있다. 두산도 기형적인 해외계열사 형태로 금융계열사를 5개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 의원의 안이 도입되면 이들 8개 집단이 '연결감독규제'를 받게 돼 보다 엄정해진 감독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들 집단이 출자구조 모두 풀고 중간금융지주사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면서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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