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보라

bora11@etomato.com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손톱밑 가시'는 언제 빼주나..중기인들 피로감

김문겸 옴부즈만 "전담조직 신설 절실"

2013-04-26 17:28

조회수 : 2,95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손톱 밑 가시'라 불리는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이 취합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 없이 취합 자체에만 급급한 모습에 중기인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쪽에서는 "끝까지 반드시 팔로우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손톱 밑 가시 모으기 작업 주체가 제대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전담기구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일회적 행사로 전락해 시간이 흐를수록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주협동포럼에서 "현재 약 300여건의 건의과제를 토대로 부처 협의를 거쳐 개선이 가능한 130여건에 대해 검토 중"이라면서 "오는 5월 안에 주요 개선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역시 지난 3월 중소기업청 업무보고 당시 "손톱 밑 가시 뽑기는 1회성이 아니라 꼭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하며, 그 결과는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현장에서는 애로사항 접수와 해결 등의 과정이 명확치 않고 알려진 것이 별로 없어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26일 "손톱 밑 가시의 본질은 절대 없어질 수 없는데 뿌리뽑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법률이 현실을 리얼타임으로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시는 없앤다고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가시를 너도 나도 다 뽑는다고 나설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뽑을 수 있는 전담기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의 칼날이 무뎌져가는 가운데 현장의 가시를 모아 나열하고 해결했다고 발표하는 식의 행태에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씁쓸해 하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에서도 관련 불만은 쏟아져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손톱 밑 가시로 접수된 사안들이 언제까지 반영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성과주의 관행으로 결과나 해결책 없이 끝나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전했다.
 
기업인들은 피드백에 대한 일정과 소통의 통로를 어떻게 삼아야할지에 대한 대답을 구했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들은 답을 하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중기 관련 정책은 여태 해왔던 이야기들을 종합한 수준에 그쳤을 뿐 아직 와닿는 정책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기업인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과 이를 보호할 수 있는 관련규제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있는 정책들이 잘 지켜지기만 해도 지금의 손톱 밑 가시는 절반 이상은 해결될 것"이라며 기존 제도의 철저한 적용과 준수를 요구했다. 새로운 정책이나 슬로건보다는 기존의 제도를 잘 시행해달라는 얘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4일 '여성기업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를 열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월19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손톱 밑 가시 해결방안 발표 이후 접수된 400여건에 대해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상태다. 중앙회는 일주일 단위로 접수된 애로사항들과 지부별로 취합된 사안들을 합쳐 제출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서는 이를 정리, 취합해 42개 정부부처청에 하달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 차원에서 모든 정부부처에 가시 해결을 위한 하달을 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국무조정실도 이번 정부 들어 새로 생긴 '손톱 밑 가시' 업무로 인해 상당한 업무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계속 외치고 있지만, 회자되는만큼 현장에서 지켜지기 어려운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냐"며 "이러다가 갈수록 힘이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