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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朴이냐 文이냐..하늘만 아는 '깜깜이 선거'

초조·불안 속 남은 최대 관건은 '투표율'

2012-12-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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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공표 금지 이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초박빙이다. 오차범위 이내에서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이 단 하나의 균열도 허락하지 않고 지지층을 최대치로 결집시킨 만큼 남은 관건은 ‘투표율’이 됐다.
 
물론 현 흐름을 지켜보는 양측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한 차례도 우세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이미 대세는 굳혀졌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안철수 효과에 대해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친 미풍에 불과하다”며 “결국 국민들은 정략보다는 민생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믿음은 여전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미 역전은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문 후보가 다소나마 박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미래지표인 추세를 보라”고 강변했다. 많게는 1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안철수 전 후보의 가세 이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다 따라잡았다”고 확신했다. 상승 추세가 남은 6일 역전을 담보한다는 얘기다.
 
◇문재인 이대로는 어렵다.."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속내는 어떨까. “피가 바짝바짝 마른다”는 얘기를 양측 모두로부터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캠프 분석에 기댔다가는 망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한 뒤 “하늘(신)만이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선까지 남은 변수에 대한 가중치는 서로가 엇갈린 가운데 유일한 공통점은 ‘투표율’이었다. 70%를 기준으로 양측은 서로 다른 기대치를 내보였다.
 
일반적으로 심적 부담감은 쫓는 자가 아닌 쫓기는 자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그런데 이번은 좀 달랐다. 위기감은 수위를 달리한 채 서로가 공유하고 있었다면 부담감과 조급함은 문 후보 측에서 더 짙었다. 유일한 에이스를 내세운 새누리당으로선 아예 패배를 상상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당내 일부에선 “이성을 잃었다”는 말까지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민주당은 이에 비하면 그야말로 설왕설래였다. 대국민 창구인 언론을 공식적으로 접할 때와 달리 비공식적으로 선대위 관계자들을 일일이 붙잡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흐름은 분명 좋은데 확신은 없다”는 말도 다수였다. 한 핵심 관계자는 “숨은 표, 숨은 표 하는데 이러다 진다”며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바를 집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수도권과 40대를 아직 확고히 붙잡지 못했다. 각 언론에서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서울은 박빙 우세, 인천·경기는 박빙 열세다. 부산·경남(PK)에서 기대했던 바람이 불고 있지만 대구·경북(TK)은 여전히 완고하다. 호남에서 예상치 못한 두 자릿수의 지지도를 박 후보에게 내준데다 대전·충청과 강원 또한 박빙 열세다. 유권자 분포도를 감안할 때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전략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저쪽(박 후보)이 TK와 50·60대 중장년층을 기반으로 한다면 우리가 실질적으로 기대해야 할 곳은 수도권과 40대”라며 “20·30대의 지지율이 고스란히 투표로 옮겨진다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적극 투표층”이라며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높은 투표 참여 열기를 감안하면 적극 투표층에선 여전히 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숨은 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수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 6·2 지방선거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야권 성향의 숨은 표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없다고 봐야 한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숨은 표는 없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이 절대권력을 놓고 철저히 양분된 가운데 표심이 숨어들 공간은 지극히 협소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말 못할 또 다른 부담은 문 후보로부터 비롯됐다. 몇몇 관계자들은 “안철수만 오면 뒤집힌다고 봤는데 (현실은) 아니다”며 “후보가 좀 더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가린 지난 1차 TV토론이 대표적이란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면서 “2002년, 2007년 대선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결집은 극대치로 끌어올렸다”며 “나머지 방점은 후보의 몫”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대 노무현 대리전으로 흐르면서 MB 심판론이 묻혔다”는 구도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뭔가 흐름을 결정지을 한 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공식 창구에 위치한 책임자들은 “지금 이 시점에선 전략적 한 방보다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2% 부족하다는 심경은 감출 수 없다”는 게 실무진들의 반론이었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연대 주최로 열리는 오는 15일 광화문 앵콜 유세에서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트리오를 한자리에 내세우는 대규모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상대방의 존재를 존중하고, 어떤 얘기든 경청하는 자세가 있고, 수평적 리더십의 면모가 있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국가를 잘 운영할 만한 자질을 갖췄다”며 문 후보를 높이 사면서도 “선거를 잘 해서 당선이 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소용이 없지 않느냐. 그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때 여권 최고의 전략가로 꼽혔던 그의 솔직한 분석으로 받아들여졌다.
 
◇엇갈린 전문가 진단.."흐름을 봐야, 관건은 투표율"
 
반면 선거 전문가들은 민주당내 우려와는 달리 다소 낙관적 접근을 통해 문 후보의 승기를 점쳤다. 대표적 진보진영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여론조사의 전반적인 추이는 문재인과 박근혜의 지지율이 대부분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박근혜의 지지율이 빠지고 문재인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흐름을 강조했다.
 
이어 “이제 대선은 그간의 박근혜 우세에서 명백히 혼전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혼전 속에서도 문재인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이제 남은 것은 투표율”이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인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거의 따라잡았다”며 “안철수 사퇴로 신부동층으로 돌아선 20대에서 문재인에 대한 지지도가 급격히 회복됐고, 수도권도 다시 뒤집혔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에선 흐름이다. 결정적으로 쫓는 자가 내려가지는 않는다”며 “이 추이로 보면 박근혜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숨은 표는 없다. 헌정 사상 보수와 진보가 최대치로 결집한 상황”이라며 “결국 투표율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직전 선거였던 4·11 총선 투표율이 54.2%였다. 그런데 득표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야권에 밀렸다”며 “투표율이 70%대로 끌어올려지면 20·30대가 대거 투표장으로 갔다는 얘긴데, 이는 문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우호적인 표”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분명 격차는 줄어들었다”며 “남은 6일 동안 (추격의) 추세가 이어지느냐 격차가 유지되느냐, 어느 쪽의 흐름이 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남은 관건은 투표율”이라며 “특히 20·30대 젊은 층과 50·60대 중장년층이 세대별로 극명하게 지지 후보가 갈리고 있어 결국 40대의 선택이 대선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 풍향계로 이념과 이해 성향을 동시에 보이는 40대가 이번 대선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대선이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는 문 후보보다는 박 후보에 대한 입장차로 갈릴 전망이다. 박 후보가 태생적 한계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모두 뛰어넘을 경우와 박 전 대통령의 유신그늘 아래 갇힐 경우에 따라 40대는 투표를 달리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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