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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자회사, 日기업 배제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

2012-09-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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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 석탄 수송 입찰과정에서 일본 선사를 배제하지 않는 것은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입니다."
 
이종철 한국선주협회장(STX부회장)은 12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 석탄 수송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합리적 기준을 통해서 (일본선사를) 배제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배제할 수 있는데도 이 문제가 10년째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한전의 의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전 발전 자회사 수송 문제는 지난 2004년 동서발전이 발주한 18년 석탄 장기 수송권을 일본선사인 NYK가 따내면서 본격화됐다. 당연히 국내 기업들의 불만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던 대목.
 
일본이 수송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물류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선사는 우리나라 전체 석탄 수입량의 25% 수송을 담당했다. 일본은 100% 자국 기업인 일본선사가 수송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일본계 선사가 한전의 발전 자회사와 체결한 장기운송계약은 총 18척이다. 이는 연간 2400억원으로, 18년간 총 2조6500억원에 달한다.
 
◇이종철 한국선주협회 회장
 
반면 일본은 외국기업에게 입찰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우리 기업으로서는 입찰에 참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이에 반해 일본 해운사들은 우리나라에 사무소까지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물류시장에 대해 자국선사를 고집하면서 우리 기업들을 비롯한 해외기업의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반면 한전 발전자회사는 국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최저가를 제시하는 업체에게 문을 열고 있어 국내 해운사들로서는 억울한 상황이다.
 
이 회장은 "일본이 상호주의를 지키지 않는데도 한전이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최저가 입찰제'를 고수해 일본선사들에게 계약을 내주면서 우리나라의 전략화물을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일본선사들은 또 입찰과정에서 우리 업계가 제시하는 가격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일종의 '진입비용'으로 생각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회장은 "당장 눈앞의 1~2센트를 절약하고자 최저가 입찰제를 고집할 게 아니라 20~30년 장기수송 계약으로 선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도 국내 선사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한전의 발전 5개사에 공문을 보내 국내 선사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이 회장은 또 "대기업이 물류수송을 위해 자회사 격으로 만든 2자 물류업체가 3자물류업체의 성장을 막고 있다"면서 "대·중소기업간 상생도 중요하지만 산업간 상생도 중요한만큼 정부의 분명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005380)그룹의 현대글로비스(086280), 포스코(005490)의 대우로지스틱스, 삼그룹의 삼성전자로지텍 등이 시장에 진입해 자회사의 물량을 직접 수송하면서 3자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000120)이나 한진해운(117930)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의 기회를 잃고 있다고 협회는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협회는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업계의 협조와 함께 관련 전문가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운산업은 전통적인 시황산업으로, 이에 대한 이해를 갖춘 금융회사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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