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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거부권 그림자

2023-11-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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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정안 투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함께 지난 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당은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여당은 야당이 노란봉투법 입법에 불을 지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여야는 이번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본회의 직회부부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까지, 찬반을 놓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논쟁했습니다.
 
재계와 노동계의 갈등도 치열합니다. 노란봉투법 통과에 재계는 불법 파업이 만연해져 산업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국내외 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소송을 막기 위고,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란봉투법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리해고에 불복해 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조원을 대상으로 사측은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습니다. 법원은 사측에 4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죠. 한 시민이 노란색 봉투에 4만7000원의 성금을 담아 전달했는데, 이를 계기로 ‘노란봉투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노사 문제가 정치권으로 넘어왔지만, 진척은 시원치 않았습니다. 19대 국회와 20대 국회 모두에서 노조법과 노동관계조정법 2조, 3조를 바꾸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각계 의견을 듣고 검토해보겠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의 노란봉투법 통과 관련 입장을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재임 동안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였습니다. 윤정부 이전 역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총 66차례였는데요. 1987년 직선제 이후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7차례, 노무현 전 대통령이 6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차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차례를 각각 사용했습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이 국회의 권한 및 절차를 규정하는 국회 관계법, 과거사 관련 법, 전현직 대통령 관련 의혹 특검 임명법 등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법안들이 다수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민주화 후를 기준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의결을 통해 법률로 확정된 사례도 1건에 그쳤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든 하지 않든, 사회의 해묵은 갈등이 고스란히 반영된 법안에 정부는 공언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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