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긴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전세계 금융시장엔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실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지방은행 행사에서 "물가 상승률을 2% 선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은행 대출 기준이 엄격해졌지만 경제를 둔화시킬 정도의 신용 축소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보먼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 가장 매파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온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내년 물가 상승률이 2%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고 우리는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해오던 일(긴축)을 지속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또한 "금리를 5.0∼5.25%포인트 올렸을 때 소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소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에서도 드러납니다.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전망을 내놓는 점도표상에서 22명 중 12명이 연내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놨는데요.
당초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점치던 시장은 낙담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2월 올해 마지막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점치던 비중은 한 달 전 7.9%였으나 현재는 0%입니다. 반면 현행 5.25~5.5%에서 최대 5.5~6%까지의 금리 인상을 내다보는 비중은 37.1%에서 45.1%로 크게 늘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암시한 이후 시장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유가 인상 등 경제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9월 FOMC에서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연준의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러한 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물론 당분간 연준의 매파 기조에 힘이 실릴테니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 또한 지속될 예정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워싱턴DC 연방준비은행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