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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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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건설사 흔들기

2023-08-14 18:06

조회수 :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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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건설사 수난시대를 맞았다"
 
최근 만난 건설사 관계자들이 한숨을 내쉬면서 뱉은 말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습니다. 앞서 두 번의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부터 최근 3년간 매년 건설현장에서 믿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국민 주거안정을 최일선에 둔 국내 최대 공기업과 굴지의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단지에 철근이 빠졌다는 조사결과는 어처구니없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무량판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 마냥 전해지면서 건설산업 자체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붕괴사고는 해당 설계·시공·감리자의 잘못과 부실한 관리·감독 등의 총체적 문제로 발생했다고 본다"며 "무량판은 죄가 없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파트 건설 시 무량판 구조를 대체할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면서 "모두 벽식 구조로 시공하면 공사비가 더 들어 분양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2017년 이후 준공된 무량판 구조 적용 민간아파트 293개 단지를 전수조사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혹여나 부실시공 낙인이 찍힐까 조마조마한 분위기입니다.
 
건설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전한 건물을 지어야할 의무가 있고, 부실시공 발견 시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민간아파트 조사가 기업 길들이기와 시선 분산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심까지 제기됩니다. 이런 의구심은 과거부터 이어졌던 정치권의 건설사 흔들기에서 학습된 것으로 볼 수 있죠.
 
한 지자체에서는 건설사에게 정책 동참을 갑작스럽게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해당 정책 적용과 관련된 전화를 받고 당황했다"며 "지자체 눈치를 봐야하니 거절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 인사들의 보여주기식 문제 해결과 정책 실현을 위해 기업과 산업을 이용하는 행위는 부실시공 만큼 잘못된 것이며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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