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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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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디벼보기)경기선행지수 바닥 찍었나

경제기관 하반기 우려에도 ‘바닥’ 징후

2023-06-0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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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기선행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하반기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을 디뎠을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조만간 발표될 5월 통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금 한국 경제가 경착륙이 시작되는 국면에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종합지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21년 6월 고점(102.2) 후 계속 하락해 4월 98.0을 기록했습니다.
 
경기종합지수(경기선행지수)는 3~6개월 앞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집니다. △장단기 금리차 △종합주가지수(코스피) △제조업 재고물량 △재고순환지표 △제조업 업황전망 △수출입 물가비율 등 6가지 지표를 종합한 후 계절요인 등을 제거해 산출합니다. 
 
지수가 전월보다 오르면 경기상승, 하락하면 경기하강을 의미합니다. 6개월 이상 하락할 경우 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합니다. 또 100 이상이면 경기 팽창, 100을 밑돌면 위축으로 봅니다. 
 
이 지수가 2년 가까이 하락했으니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또 하나의 신호로 해석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주가는 지수의 구성요소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경기선행지수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아 매크로를 참고할 때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고 경기민감도가 큰 기업들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인데 수출은 계속 고전 중입니다. 5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2%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향 수출이 20.8%나 줄어 전체 수출 성적을 끌어내렸습니다. 수출이 나쁘면 내수라도 좋아야 하는데 물가 상승으로 구매력도 줄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4월 제조업 재고율은 130.4%를 기록, 전월 대비 13.2%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재고율을 집계한 198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 근거해 2분기 한국 경제가 경착륙의 시작점에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상저하고’를 예측했던 기관들도 하반기 전망에 우려의 의견을 담고 있습니다. 경제전망에는 상반기엔 부족할지라도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막상 하반기를 코앞에 둔 지금도 경제 지표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자 기존 전망 위에 우려의 무게를 보태는 것으로 보입니다.
 
 
OECD 집계 4월 한국CLI 반등
 
하지만 너무 걱정할 것은 아닙니다. 희망을 걸어볼 만한 구석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OECD가 집계하는 경기선행지수(CLI, Composite Leading Index)입니다. 
 
OECD는 회원들의 경기선행지수를 집계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한국뿐 아니라 회원국들 다수의 경기 상황이 나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낙폭이 비교적 큰 편인데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외인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지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OECD가 집계한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2021년 6월 102.88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으로 돌아서 지난 3월엔 98.20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4월 지수는 98.24로 소폭 올랐습니다. 고점 기록 후 지난 3월까지 1년9개월 동안 되돌림 없는 하락세을 기록했는데 4월에는 고개를 든 것입니다. 
 
OECD의 경기선행지수는 국내에서 집계하는 통계를 1~2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근거한다면 통계청의 집계도 머지않아 돌아설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선행지수가 아닌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월 99.0을 저점으로 4월 99.9까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 번째,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수출에 후행하는 지수라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경기선행지수는 매월말에 전월의 통계가 발표됩니다. 5월말 발표된 경기선행지수는 4월 것입니다. 그런데 수출 통계는 매월 1일에 전월의 통계가 나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수출과 경기선행지수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경기선행지수와 수출 사이에 괴리가 벌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2015년을 전후해 수출증가율은 상승하는데도 경기선행지수는 하락했습니다. 사드(THAAD)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이달에 발표할 경기선행지수가 어떨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OECD의 집계가 1~2개월 선행하는 것이 맞다면 5월, 6월에는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4월을 저점으로 바닥을 딛고 반등할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경기선행지수에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시차와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경기선행지수보다는 선진국의 매출 대비 재고 수준이 한국의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다”면서 “경기선행지수의 경우 한국 수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OECD종합지수를 참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매출 대비 재고율은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경제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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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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