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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네이버 막히자 공포가 밀려왔다

2023-05-31 10:39

조회수 : 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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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31일 오전 6시41분. 온 집안의 휴대폰들이 일제히 싸이렌을 울립니다. 경보의 정체는 위급 재난 문자. 이날 오전 6시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는 내용입니다. 대피할 준비를 하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도 뒤따랐습니다. 
 
이 아침에 왠 대피. 재난 문자에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습관적으로 네이버 앱을 켰습니다. 결과는 먹통. 일시적인 네트워크 오류로 서비스에 네이버 홈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31일 오전 네이버 모바일 웹이 일시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사진=뉴스토마토)
 
어라, 휴대폰 잘 터지고 있는데…그래도 혹시 몰라 네트워크를 와이파이로 전환하고 다시 네이버를 열었습니다. 역시나 결과는 같습니다. 
 
대피 알림와 인터넷 먹통. 집 밖으로는 무언가를 안내하는 듯한 마이크 소리가 들립니다. 울림이 심해 정확히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지만 뭔가 다급한 어조임이 분명합니다. 
 
"진짜 전쟁이라도 난 것일까" 갑자기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는 조용한 상황. 네이버가 먹통이니 차선책으로 다음 앱을 켰습니다. 뉴스를 보기 위해 다음 앱을 누른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확인한 한 줄.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속보. 이른 아침 호들갑의 정체가 북한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불안했던 마음은 어느정도 안심이 됐지만, 그래도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순 없었습니다. 
 
만일 서울 쪽을 향한 미사일이라면, 이미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그런데 우리집 주변 대피소는 어디지. 왜 나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은 아무런 동요가 없는거지. 각종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을 때 또 한 번 싸이렌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오발령. 단 세글자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렇게 20여분의 해프닝이 지나갔습니다. 
 
31일 오전 혼란을 야기한 두 건의 위급 재난 문자. (사진=뉴스토마토)
 
대부분의 서울 사람이라면 오늘 아침 같은 경험을 했을 텐데요. 재난 문자보다 더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네이버 먹통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 길이 없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더 커졌던 거지요. 네이버 측은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과는 결이 다소 달랐지만,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꼈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얼마나 일상과 밀착해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한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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