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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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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P2E든 P&E든, 재밌으면 한다

2023-05-30 16:10

조회수 : 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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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가 무소속 김남국 의원발 코인 논란으로 연일 불똥을 맞고 있습니다. 위메이드가 게임사 불법 로비설을 제기한 한국게임학회와 위정현 학회장을 형사고소하는 등 업계와 학계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뉴스토마토>에서 게임 담당을 하게 됐다고 인사드렸을 때, 한 관계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기자님 안 계시는 동안 여기선 대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가상현실을 다루는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술과 코인 사업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사진=젤다의 전설 웹사이트)
 
예전엔 게임을 재밌게 만들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게임에서 현실 화폐에 준하는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나보다 했습니다. 그러다 이 사달이 나서 P2E(돈 버는 게임)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선 P&E(즐기며 버는 게임)라고 지칭하며 놀이 활동의 부차적 요소를 강조하더군요.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들 말하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습니다. 정치권 불법 로비 논란이 억울하다는 게임사들에, 그동안 '재미'라는 본분을 다 했느냐는 물음이 따라붙었습니다.
 
'리니지 라이크'라고 불리는 공장형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이 별다른 차별성 없이 재탕 삼탕 출시를 거듭했고, 별다른 줄거리 없이 수억원씩 주고 실력을 사는 행태가 벌어지는 동안 어떤 '재미'와 창의가 있었냐는 겁니다.
 
최근 한 게임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P2E에 대한 의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블록체인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게임은 재미가 본분이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P2E가 아닌 P&E가 맞다면, 게임에서 즐거움을 얻고 보상이 만보계 앱처럼 따라와야 한다는 거였죠.
 
이들은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회사는 지금 패키지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있음을 증명할 기회이자 시험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이 바라는 건 채굴이 아닌 게임입니다. 사람들이 닌텐도 스위치를 사게 만드는 '젤다의 전설'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유도해 놀이로써의 게임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유료 아이템은 치장용에 그치는 '디아블로4'도 곧 출시됩니다. 유튜브에선 디아블로 등장인물 설정과 이들의 운명을 논하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게임은 이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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