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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꼴찌 탈출 기원

2023-03-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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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 중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정부기관 신뢰도.(표=통계청)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또 꼴찌입니다. 국회 얘기입니다. 통계청은 지난 24일 ‘2022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는 정부 기관 가운데 ‘신뢰도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국회 신뢰도는 24.1%로 조사됐는데요. 시민 4명 중 3명은 국회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압도적 꼴찌입니다. 같은 기간 다른 기관의 신뢰도는 지자체 58.8%, 군대 53.8%, 중앙정부 50.0%, 경찰 49.6%, 법원 47.7%, 검찰 45.1%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른 기관과 크게는 두 배 이상, 작게는 21%까지 신뢰도의 격차가 벌어진 겁니다.
 
다른 기관과의 비교까지 가지 않고 국회만 놓고 봐도 결과는 참담합니다. 1년 전인 2021년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신뢰도가 추락했으니까요. 게다가 2013년부터 쭉 최하위권이었으니, 올해로 ‘신뢰도 꼴등 국회’는 벌써 10년째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국회가 적잖은 불신을 사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이를 위해 그간의 신뢰도 추이를 보겠습니다. 먼저 2013년부터 2015년까지입니다.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지만, 그 간극이 각각 1.3%포인트, 2.6%포인트에 그칩니다. 더군다나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신뢰도가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2016년 12.6%에서 2018년 15.0%, 2020년 34.4%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요컨대 국회의 신뢰도는 ‘만년 꼴찌’이기는 했지만, 그 감소 폭은 지난해에 이례적으로 컸습니다. 게다가 조금씩 신뢰도가 개선되던 추세에서 갑자기 정반대로 급락했습니다. 지난해 국회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죠.
 
가장 굵직한 사건은 선거였습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함께 치러졌습니다. 정치권으로서는 ‘빅데이(big day)’였죠. 권력 지형을 뒤집을 대형 이벤트가 한 해에 몰렸으니까요. 실제로 지난해 대선과 지선을 거쳐 여야의 권력 교체가 급격히 이뤄졌습니다.
 
문제는 과정과 결과 모두에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나타난 네거티브전과 선거 뒤 펼쳐진 정부여당과 야당의 대립은 시민들이 정치에 피로감과 실망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선거 전후로 바뀐 정부여당과 야당의 인물 면면 가운데, 그 당사자나 주변인이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법합니다.
 
정치는 갈등의 집약체입니다. 우리 사회 여러 분야의 갈등을 두고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과, 의원들이 모인 정당들이 갈등을 해소할 방법을 두고 저마다의 정책과 철학으로서 경쟁하는 게 정치이기 때문이죠. 이런 정치의 정의를 고려할 때, 정치의 업이란 어쩌면 싸움 그 자체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 정치에서는 제대로 된 싸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인듯 합니다. 국회가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이제 나쁜 싸움 말고 좋은 싸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회의 꼴찌 탈출을 기원합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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