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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검수원복' 없던 일로…법조계 "정치적 해결해야"

절차만 '하자인정'…법 효력 그대로

2023-03-23 18:31

조회수 : 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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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김수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3일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에서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장과 국회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법사위원장 부분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4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입법 절차에 흠결이 있는 만큼 개정 법률이 무효라고 주장한 겁니다.
 
이에 헌재는 국회의 입법 절차 가운데 원내 소수당인 국민의힘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침해된 법률 심의·표결권을 회복시키려는 노력 대신 오히려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그대로 표결에 부쳐 가결 선포한 행위는 국회법 규정과 헌법상 다수결원칙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수완박의 입법 절차에 따라 검찰수사권 박탈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것 그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을 가결·선포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는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기 때문입니다.
 
23일 오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위헌·위법에도 입법 유효? 공감 못 해"
 
헌재는 이날 한 장관과 검사 6명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각하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청구인 적격이 없고, 검찰은 헌법상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헌재는 검수완박 과정의 절차적 흠결은 일부 인정했지만 사실상 검찰 주장은 무효가 된 셈입니다.
 
한 장관은 이날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헌재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일부 입법 절차가 위헌·위법임에도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는 어렵다"며 "다섯 분의 취지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회기 쪼개기, 위장 탈당 입법을 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사의 수사권·소추권이 헌법상 권한 아니라는 판단에 대해 한 장관은 "네 분의 재판관들이 위헌성을 인정해서 검찰 의견대로 검수완박법의 효력을 전적으로 부정한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이번 헌법 소송을 제기한 것은 검사의 권한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 측 법률 대리인인 강일원 변호사는 "재판관 4명이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의 의견을 전부 받아들여 준 점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헌재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재판관 5명이 나머지 4명의 재판관 의견에 대한 다른 말 없이 형식적인 사유로 각하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인 노희범 변호사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 결정 자체로 효력이 발생하므로 이후에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사진=뉴시스)
 
법조계 "결국 정치적으로 풀 문제"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이번 결정을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리적 논쟁은 둘째치고 헌재는 어느 쪽 편도 안들고 관여하지 않겠다는 건데 굉장히 비겁하다"며 "헌재에서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했으니 절차상 흠결은 중대하지 않다고 본 것이고, 검수원복은 정권이 교체되면 법 개정으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검 근무 이력이 있는 지방의 한 검사는 "헌재라는 곳은 법률적 논리보다는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구성원의 정치적 성향을 반영해 결정하는 곳"이라며 "절차적 하자가 있어도 입맛에 맞는 대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원칙도 규칙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최대한 입법 이내에서 검사의 수사 범위에 대한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음 총선 결과에 따른 변수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지금은 검수완박을 입법한 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헌재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 정부는 법무부령이나 대통령령을 고쳐 입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사의 수사 범위를 어떻게 할 지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재에서 입법권을 존중한 것이지만 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반대 의견도 있었으니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검수원복'은 형사소송법 등 법 개정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국회 다수당의 개정 의지가 있어야 하므로 결국 정치적으로 풀 문제인데, 내년 총선 결과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민영·김수민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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