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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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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학교는 아직도 통반주소를 쓰네요

2023-03-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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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 가운데 각 부처별 공통점은 '디지털 기반'으로 요약됩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을 강조했던 만큼 각 부처의 정책에 관련 내용이 빠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인재양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부도 업무보고에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내용을 담아냈고, 이를 디지털 교과서로 풀어냈습니다. 2025년부터 교실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학생 수준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선보이겠다는 포부입니다. 도입 초기에는 종이 교과서도 함께 사용하지만, 2028년 이후에는 디지털교과서로 전면 전환을 노리고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디지털 교과서라는 말 자체가 썩 달갑지 않습니다. TV 중독만을 염려했던 저의 어린시절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기기의 노출이 자연스러운 환경이 조성돼 있고, 일부에서는 스마트기기로 인한 중독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37%로 전 연령대에서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성역 없이 접할 수 있는 유해한 환경도 염려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기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이면 밖으로 나가려는 극기체험을 일삼고 있지만, 의무교육인 학교에서 스마트기기로 대체된다면 이러한 집 안에서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될까 개인적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초등학교 학기 초 전달된 학생 상담 기초 자료.(사진=뉴스토마토)
 
교육방식은 디지털을 쫓아가고 있지만, 일선 학교의 행정절차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변화의 기본 체계는 행정적 절차에서 출발하는데, 겉만 요란스럽게 변화를 시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과거에 머물고 있는 대표적 행정은 학기초 제출을 요구하는 통반주소입니다. 학기초 내는 아동 기초 조사표 혹은 학생 상담 기초자료에는 도로명 주소 및 지번 주소를 기입 후 통반 주소를 '꼭' 입력하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비단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만 있는 서식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초등학교에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2014년 도로명 주소체계를 바꾼 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주민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복지로에 본인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알 수 있는, 쓰지도 않는 통반 주소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통반주소가 왜 필요한지 물어도 답변이 석연치 않습니다. 학군을 쉽게 파악하기 위해 통반을 쓰도록 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일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도 도로명주소만 정확히 기입하면 학군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합니다.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님에도 꼭 기입 하라는 상황인 거죠. 겉으로 드러난 디지털화에는 예산을 집중하고 있지만, 디지털화의 근본적 체계에 대해서는 기존의 양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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