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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들끓는 가스공사 주주 민심

2023-03-06 18:12

조회수 : 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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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영업이익이 났음에도 주주배당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습니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말 작년 한해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일단 흑자는 났는데요. 영업이익이 2조4634억원을 기록해 얼핏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까보면 울상을 넘어 대성통곡할 수준입니다.
 
가스공사 회계처리에는 '미수금'이라는 독특한 개념이 있습니다. 가스공사가 공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개념인데요.
 
지난해는 가스의 원재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등이 참 많이 오른 한해였습니다. 가스공사가 일반 기업이었다면 이런 상승분을 모두 반영해 가스료를 책정했겠지요.
 
하지만 다른 소비재와 달리 가스는 공공재의 성격이 있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가 아닌 모두가 조금씩은 꼭 필요한 소비재죠.
 
이 때문에 원자재 상승분에 맞춰 가격을 한없이 올려버리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가스를 쓸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가스공사가 요금을 제맘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는데요.
 
하지만 아무리 공기업이라지만 가스공사도 손해만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원재료 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을 추후에 보전해주는데, 이 부분이 바로 '미수금'입니다.
 
회계처리상 손실로 잡지는 않지만, 사실상 손실로 봐야하는 거죠.
 
그리고 가스공사는 지난해 8조6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발생했습니다. 영업이익 2조여원을 빼도 6조원이 넘는 미수금이 남은 셈입니다. 그렇기에 지난해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주주 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고요.
 
가스공사 입장은 설득력이 있지만, 회계장부상 영업이익을 보고도 배당을 받지 못하게 된 소액주주들은 억울합니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는데요. 소송 제기를 예고하는 한편, '차등배당'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차등배당은 말 그대로 모든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고 특정 주주에만 이익을 나누는 것을 말하는데요.
 
가스공사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한국전력, 국민연금공단 등 국가 기관이 가진 지분이 60% 가까이 됩니다.
 
사실상 손실을 본 상태에서 국가 기관이 배당 잔치를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니 이들은 빼놓고 소액주주 중심으로 배당을 하자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차등배당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는 회사의 부채비율, 현금성 자산 등이 많은 경우에 해당됩니다.
 
가스공사의 경우 부채비율이 500%에 이르는 등 재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차등배당을 하자고 주장할 근거는 빈약해 보입니다.
 
돈을 투자하고 이익을 보지 못하는 소액주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번에는 배당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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