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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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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봄방학, 그리고 워킹맘

2023-02-21 11:47

조회수 : 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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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봄방학은 긴장과 설렘, 아쉬움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시기였습니다. 한 학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 앞으로 또 한 해를 같이 보낼 친구들, 선생님에 대한 기대 등등 2월의 마지막 한 주는 이런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보니 2월의 마지막 주만큼 어려울 때가 없습니다. 좀 더 정확히 짚자면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 등 '방학'이라는 단어가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섭습니다. 
 
방학이 되면 워킹맘들은 고달픕니다. 아이들의 보육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돌봄교실 등이 운영되긴 하지만 각 방학마다 최소 일주일 정도는 어김없이 아이를 '끼고' 있어야 합니다. 외할머니, 친할머니, 이모, 고모 등등 아이를 케어하기 위해 일가친척이 총동원되기도 합니다. 
 
이 때 아이는 태권도, 미술, 수영 등 각종 학원을 '뺑뺑이' 돌거나 집에서 유튜브, 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일을 해야 하는 나를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며 애써 마음을 다잡습니다. 
 
매일같이 재미있게 놀아주고 싶지만, 현실은 연차를 써야만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슬픈 워킹맘의 삶. (사진=김진양 기자)
 
그러다가도 뮤지컬, 박물관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고 왔다는 아이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다시 오지 않을 황금 같은 시기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는 친구들과 달리 동네 놀이터만 전전하는 아이를 보자니 미안한 감정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이런 마음을 갖는 기자에게 주변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니냐. 아이에겐 놀이터에서 노는게 제일 좋을 수 있다." 등등의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그럼에도 답답한 마음이 드는건 오로지 제 욕심 때문이겠지요. 과학관에서 진행하는 방학 특강 프로그램 보도자료나 쓰다보니 어느덧 '현타'가 세게 옵니다. 내 새끼는 집에서 티비나 보고 있는데, 남들은 이런 데 가보라고 알려주는 꼴이라니… 
 
워킹맘이 전업맘보다 더 힘들다고 징징거리려는 것도, 양쪽을 갈라치기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어느 위치에 있든 나름의 고충을 다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따금씩 밀려오는 '이런 감정'들은 털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마음들은 오로지 엄마의 몫일까요. 아직 시작도 안한 봄방학이 두렵고 슬픈 어느 워킹맘의 하소연 쯤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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