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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고개드는 '집값 바닥론' 과연 사실일까

2023-02-17 17:50

조회수 :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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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하락폭이 1주일 만에 다시 축소됐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집값이 반등세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끝모르고 오르던 아파트값이 불과 1년 사이 30~40%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활황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기차'에 올라탄 대다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정말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걸까요. 대다수 전문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금리 인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집값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가 누가 뭐래도 금리이기 때문입니다. 금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집값 하락 요인은 여전하다고 봐야 합니다.
 
앞서 올 초만 하더라도 미국 월가 대형 은행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4% 올라 시장 전망치(6.2%)를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은 기준금리를 또다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연 4.5~4.75%에서 연 4.75~5.0%로 올라갑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결국 국내 시중금리도 인상됩니다. 대출을 일으켜 내 집 마련을 한 상당수는 대출 이자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몇몇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 시세는 더욱 떨어지고 이를 지켜보는 실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관련해 권일 리서치팀장 부동산인포는 "지금 주택 시장은 고금리와 평년보다 적은 거래량, 미분양 증가, 신규 분양 감소 등 악재가 산재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바닥은 지나 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 거래 수준으로 봤을 때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는 전세값도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하방 지지선 역할로 작용하는데 전세가가 내려가면 덩달아 매매가도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어서입니다. 실제 최근 서울 강남권의 전세가격은 거래 절벽,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1년 만에 반토막 난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집값은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선 게 아닌 하락 폭을 줄이는 조정장을 거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만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역시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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