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주혜린

(러·우크라 전쟁 1년)전쟁발 인플레이션, 수입물가 '껑충'…소비 둔화 '직격탄'

지난해 수입물가지수, 1년 전보다 9.1% 상승

2023-02-20 06:00

조회수 : 2,15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경제활동 재개인 중국의 리오프닝과 세계경제 연착륙에 기대감을 걸고 있지만 한국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다가올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곡물·원자재·가공식품·외식물가 요동이 내수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20일 <뉴스토마토>가 러·우크라 전쟁 1년 간의 수입물가 동향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9.1% 상승했습니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2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입니다.
 
특히 전쟁 이후인 3월 수입물가지수는 148.80으로 2월(138.73)보다 7.3% 급등했습니다. 상승 폭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5월(10.7%) 이후 13년10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또한 5.1%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엔 전년보다 0.5%, 2021년엔 2.5%가 상승했는데 2022년 훌쩍 뛰었습니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부터 1월까지 6개월 연속 5% 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자료=통계청)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와 식량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연쇄작용으로 세계 경제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고물가'가 닥쳤습니다. 특히 전쟁 이전 세계는 팬데믹 극복을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었다는 점에서 고물가는 더욱 치명타였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전세계 석유 및 곡물시장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천연자원 부국이라는 점이 피해를 더욱 키웠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유 1위, 유채·옥수수 3위, 밀 5위 수출국입니다. 러시아 역시 밀 1위, 보리 3위, 옥수수 6위 수출국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2020년 하반기부터 오르던 식량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지난해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포인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밀은 지난해 3월, 대두 가격은 지난해 6월 각각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비료값도 전년 대비 무려 132.7% 올랐습니다. 사료비도 크게 뛰었습니다. 
 
한국은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입니다. 국제 곡물가격 변동에 따라 가공식품 등 식품가격 등락도 덩달아 커지는 취약한 구조입니다. 식료품 물가는 5.9%가 높아졌습니다. 사료값 인상으로 이어지고 육류와 육가공품 가격의 상승도 부추겼습니다.
 
라면, 빵, 과자 등 가공식품 업계의 가격 인상도 잇따랐습니다. 라면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일제히 가격이 올랐고, 우유와 각종 유제품 가격도 원유 단가 조정 전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7.7%로 지난해 6월(8.0%)부터 8개월째 외환위기 당시 수준(1998년 11월 7.4%)을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난방비 폭탄으로 인한 2월 외식물가에 대한 오름세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마저 오르자 갈수록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에 -0.4%로 하락 전환했습니다. 2분기(2.9%)와 3분기(1.7%)에 성장을 이끌었던 소비도 결국 꺾인 것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월 105였던 수치가 12월에는 90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와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등)를 막론하고 소비가 침체했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보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회복도 녹록지 않는 상황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당분간 물가 상승률은 5.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분기까지 물가 상승률이 5.0% 내외를 기록하다 2분기부터 서서히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분간 소비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오히려 새해 상반기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역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여경 NH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령 등 글로벌 경기 둔화로부터 한국 경제를 방어한 것은 내수 소비였다"면서 "하지만 작년 4분기부터 소비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제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고물가'라는 악재를 불러왔고 내수경기인 소비마저 위축시켰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장.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 주혜린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