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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현장+)대구 대형마트 일요일서 월요일로 의무휴일 이동…전통시장 '한숨만'

코로나·코로나 속 손님 발길 계속 줄어

2023-02-20 06:00

조회수 :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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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마트 만촌점 입구에 '일요일 정상영업'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최유라 기자)
 
[대구=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힌 상황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주말장사 마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대구시 북구 칠성동에 위치한 칠성종합시장을 찾았을 때 이곳에서 얘기를 나눈 상인들은 하나같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해 불안감을 표출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고금리·고물가로 소비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제는 주말까지 대형마트와 정면으로 맞붙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전통시장 소비 활성화 취지 어긋나 
 
앞서 대구시는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인 월요일로 전환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지역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 따라 지난 2012년 도입됐습니다. 
 
그간 지자체는 의무휴업일을 통상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로 지정해왔죠. 그런데 최근 대구시와 8개 구·군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놓고 구·군별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했고 모든 구·군에서 찬성함에 따라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은 월요일로 변경됐습니다.
 
이에 지난 12일(일요일) 대구지역 의무휴업 대상 점포인 이마트(139480), 홈플러스 등 대규모 점포 17곳과 준대규모 점포 43곳, 총 60곳은 모두 정상 영업했습니다. 
 
코로나·고물가 속 골목상권 붕괴 우려 
 
대구시의 이같은 결정에 대구 전통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칠성종합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상인 최모(55)씨는 "코로나로 지난 3년간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마트가 쉬는 주말에는 손님이 늘었었다"며 "그런데 의무휴업일이 주말에서 평일로 바뀌었으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칠성종합시장은 금요일에 방문했는데도 불 꺼진 가게가 많았고 오가는 사람들도 적었습니다. 이 곳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권모(50)씨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면서 "시장은 주차공간 부족과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 점점 더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체념한 듯 말했습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행 및 유통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오히려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 시킨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일명 '상품권 깡'을 방지하고자 매월 환전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온누리상품권 유통량이 늘어났음에도 환전 한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현금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최 씨는 "지난해 온누리상품권을 자주 환전했다가 세금폭탄을 맞았다"며 "소비자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온누리 상품권을 거절할 수 없고 받아야 겠지만 현금화에 따른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상인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생닭을 팔고 있는 박모(57)씨는 "시장 인근에 주차장을 더 확장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후화된 시설과 위생 문제도 관심 있게 들여다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구시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가운데 칠성종합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 최유라 기자)
 
"대구, 마트 근로자 휴식권 문제 외면"
 
이번 사안은 소상공인뿐 아니라 노동계의 반발도 불러 일으켰습니다.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의무휴업 평일 변경고시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에 따라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려면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번 의사결정에서 마트 근로자가 빠졌다는 겁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책임도 강하게 비판합니다. 앞서 마트노조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에게 희망이었던 일요일을 윤석열 정부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앗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마트노조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구시는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추진하면서 마트 근로자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가 아니라고 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의무휴업일은 마트의 모든 근로자가 동시에 휴식할 수 있는 공동휴식권이 보장되는 날이다"며 "대구시는 근로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문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소상공인 울상인데…대형마트는 일요일 영업 '환영'  
 
대형마트의 반응은 전혀 다릅니다. 대형마트는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입니다. 이날 방문한 대구시 수성구 이마트 만촌점 입구에는 '일요일은 정상 영업'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대구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일요일 정상 영업 사실이 고객 분들께 좀 더 알려지면 마트에 주차를 하고 주변 상권을 이용하는 나들이 고객 분들도 점점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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