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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이달 20일까지 대중 무역적자 '역대 최악'…부랴부랴 '현장 플랜'

이달 1일~20일 대중 무역적자 32억4400만 달러

2023-01-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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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중 수출 실적이 새해 들어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하자, 정부가 다각도의 수출플러스 액션플랜을 '부랴부랴' 내밀고 있습니다. 특히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투자 촉진을 위해 전 직원의 현장 총출동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을 전망입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첨단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한 산업대전환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2월중에는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순방계기로 61억 달러 규모의 업무협약(MOU)·계약 체결 등 경제협력 고도화도 주력할 액션 플랜입니다.
 
지난 18일 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를 진행했던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도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화학, 탄소복합재, 바이오, 방산 등 10대 업종에 대한 간담회를 매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일준 2차관과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각각 융복합 수소충전소 현장을 비롯해 대유럽연합(EU) 통상현안 점검 및 업계 지원을 위한 민관협력 대책단 출범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장·차관, 실장, 국장 등 산업부 간부들이 주 1회 이상 현장을 방문하는 액션 플랜에 나선 배경에는 경제활력의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는 고심이 내제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대중 수출 실적이 지난해 6월 감소세로 돌아선 후 7개월째 뒷걸음질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중국 수출액은 67억7000만달러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4% 줄어든 상황입니다.
 
대중 무역수지는 32억4400만 달러 적자입니다. 1월 대중 수출의 감소세로 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확정치 중국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장비 부품이 21.1%, 의약품 31.4% 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요 품목은 대부분 전년 동월보다 수출이 감소했습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45.1% 줄어든 것을 비롯해 정밀기기가 11.0%, 금속광이 2.1%, 석유 제품이 17.0%,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34.8%, 컴퓨터 주변기기가 46.7%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실적은 우리 수출 기업의 전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줄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늘 것으로 전망한 기업보다 3배가 넘게 많았습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수출 실적 50만달러 이상의 기업 132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 수출을 '감소'로 전망한 기업은 39.5%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증가'로 전망한 기업은 11.5%에 불과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48.4%의 기업은 지난해와 같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 중 대기업의 51.2%는 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가 전망은 18.6%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도체 수출 기업 중 53.7%는 '수출이 줄 것'이라고 답변하는 등 전 품목 중 전망이 가장 어두운 실정입니다.
 
조의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수출 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수출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비철금속, 무선통신, 화학공업, 농수산물 품목 등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해당 업종의 수출 경쟁력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세계은행은 이달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높은 4.3%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전망한 수치보다는 0.9%포인트를 낮췄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국도 지난해 6월보다 세계 경제 전망치가 대폭 내려갔습니다. 이는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보다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 측은 "신흥국과 개도국의 금융 취약성, 중국의 성장 둔화, 지정학적 갈등, 기후 재해 등 하방 리스크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의 확산과 불황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이달 수출 실적도 주춤한 만큼,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자동차 전용 운반선 부족과 조선업 인력수급 차질 등 관련 수출 어려움의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반도체와 진단키트 등 올해 업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한 대책도 검토합니다. 방산이나 에듀테크(정보기술·교육 결합) 등 수출 유망 기업과의 수출확대 전략 논의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공장과 차세대 배터리 연구설비, 바이오 제조공장 등 대규모 투자 현장에도 방문하는 등 올해 10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도 뒷받침할 방침입니다.
 
이 외에도 환경·신산업·입지 등 규제 현장, 바이오경제 2.0, 산업공급망 3050, 디지털·그린 전환 등 미래 먹거리 전략 수립 등의 현장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측은 "UAE, 다보스 경제외교 성과를 수출·투자 촉진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산업부 전 직원이 현장으로 총출동한다"며 "연초부터 현장행보를 강화해 2월 초까지 계획된 행보만 94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 한해 역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수출 플러스, 투자주도 성장, 규제 일망타진,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현장을 집중적으로 찾아갈 계획"이라며 "글로벌 수요부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1월 수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UAE 순방성과를 수출확대 및 다변화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행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올해 예년보다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0대 업종별 핵심규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야전 산업부로 거듭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한 방송에 출연해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상태로 가고 있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전략을 수립하고 온 정부가 집중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첨단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한 산업대전환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무역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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