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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여파로 가장 먼저 정리된 건 '지하철 서점'

2022-12-07 17:34

조회수 :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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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인한 불똥이 엉뚱하게 지하철 서점으로 튀었다. 지하철 통로 확보라는 이유로 올해 안에 우리나라 지하철에 있는 서점이 모두 사라진다.
 
(사진=인스타그램 한우리문고 태그 게시물 캡처)
 
삼각지역, 약수역 등 우리나라 7개 지하철 역사에는 지하철 서점 '한우리 문고'가 있다. 한때 한우리 문고는 100개에 달하는 박스형 서점으로, 지하철 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다 서점이 쇠퇴의 길을 걸으며 덩달아 하나 둘 문을 닫아 현재는 7곳에서만 영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5곳에 한해 임대 재입찰을 앞두고 있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돌연 입찰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한우리 문고는 오는 15일까지만 운영을 하고 이후에는 문을 닫는다.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 발생으로 인구 밀집이 높은 곳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내 시설물을 철거해 통로를 넓게 확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우리 문고를 운영하는 한우리 측에 따르면 서점은 사람들의 동선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우리 문고는 전혀 관련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태원 참사를 빌미로 가장 먼저 철거되는 시설이 됐다.
 
한우리는 1986년부터 37년째 지하철 서점을 운영해오고 있다. 대단한 실적을 올리기보다는 지하철 문화공간, 지하철 도서·문화·정보서비스라는 '사명감'으로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삼각역 한우리 문고에 꽃도 갖다 놓고 판매하며 향기 나는 서점으로 가꾸기도 했다. 역사를 오가는 시민들은 꽃을 보고 좋아하고 사진을 찍어서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렇듯 서점에 변화를 주며 지하철 기분 좋은 공간으로의 변화를 꿈꾸던 엄철호 한우리 대표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사원으로 시작해 대표 자리까지 맡게 된 엄 대표는 당장 한우리 문고 5곳의 점장들의 생계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가장으로서, 집안 생계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 점장이 당장 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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