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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제약사의 연이은 바이오 성과가 반갑다

상위 기업 국한…복제약 위주 산업구조 탈피 언제쯤

2022-10-24 17:24

조회수 :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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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왼쪽)와 서울 서대문구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종근당)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사람은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습니다. 치료는 수술이 될 수도, 시술이 될 수도 있죠. 약은 흔히 먹는다 하지만 피부에 붙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사로도 몸네 약을 넣을 수 있는데 정맥, 근육, 피하 등등 여러 곳에 주사합니다.
 
먹거나 붙이거나 주사하는 약을 만드는 회사를 제약회사, 바이오기업으로 부르기도 하죠. 무슨무슨 제약이나 어디어디 약품이 가장 흔한 작명법입니다. 바이오기업은 바이오로 끝나거나 바이오가 중간에 붙기도 합니다.
 
제약이나 약품, 바이오는 약을 만든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같은 일을 합니다만 약을 만드는 과정은 다릅니다.
 
제약이나 약품으로 이름이 끝나는 곳들이 만드는 약은 주로 합성의약품입니다. 회사는 전통 제약사로, 약은 케미컬이라고도 칭합니다.
 
합성의약품은 여러 화학물질을 배합해 만든 인공적인 형태의 제품입니다. 분자 구조가 단순하고 양도 적은 게 특징입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감기약, 염증약은 대부분 합성의약품입니다.
 
바이오가 붙은 회사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된 세포나 조직, 호르몬으로 만든 약을 모두 아우릅니다. 코로나19로 부쩍 많은 관심을 받게 된 백신도 바이오의약품에 속합니다.
 
짧고 간단한 이해를 원한다면 합성의약품은 화학 기술로, 바이오의약품은 생명공학 기술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이오의약품에 생명공학 기술이 쓰인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역사만 놓고 보면 합성의약품이 더 오래됐습니다. 그런 만큼 약국이나 약방이 모태인 전통 제약사들은 주로 합성의약품 개발에 특화됐습니다.
 
물론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진 않습니다. 케미컬 회사라고 케미컬 약만 만들고, 바이오기업이라고 바이오의약품만 만들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최근 경계가 허물어졌을 뿐 아니라 성과까지 도출된 유의미한 사례가 두 건이나 있었습니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주인공입니다.
 
한미약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약바이오 선진국인 미국에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 허가를 받고 현지 출시까지 마쳤습니다. 이 약은 전통 제약사인 한미약품이 개발한 바이오신약으로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라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종근당의 바이오의약품 낭보는 국내에서 터졌습니다. 안과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낸 겁니다. 이 약은 종근당 역사상 두 번째 바이오의약품으로 기록됐습니다.
 
합성의약품 개발에만 매진했던 전통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성공은 대도약을 꿈꾸는 우리 산업계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미 확보한 기술에 더해 새로운 기술까지 갖춰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특히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무게추가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기울어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성과는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의 바이오의약품 성과는 다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상위권 기업이어야 케미컬과 바이오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고 여겨질 수 있는 거죠. 여기서 의미를 더 확장하면 우리 산업계의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복제약(제네릭) 위주의 산업 구조입니다.
 
복제약은 이미 출시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성분의 종류나 함량, 제형, 효과 등이 같은 약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신약개발을 최고 가치로 두면서도 복제약 만들기가 주력이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약이나 약품 이름을 단 모든 업체의 약을 일렬로 세운 다리가 있다면 복제약을 밟지 않고는 건널 수 없을 겁니다.
 
복제약 중심의 산업 구조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할 건 없습니다. 어쨌든 기업도 매출을 지속적으로 내야 연구개발에 투자도 할 수 있고, 복제약은 충분히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매출 규모도 작고 자체 신약개발 경험도 없는 전통 제약사에서 새로운 바이오의약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큰 형들이 앞장서 보여줬으니 동생들도 뒤따라야죠.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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