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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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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에 흔들린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힘 쏟는다

영업이익 9000억...전분기 대비 57.1% 감소

2022-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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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포스코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철강 중심 사업 구조의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신사업, 특히 이차전지소재에서 수십조원대 매출을 내기 위한 투자에 한창이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POSCO홀딩스(005490)는 이날 오후 4시 3분기 기업설명회를 열고 경영 계획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이번 설명회에서 포스코홀딩스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스코 포항 제철소 침수 피해 대응 전략, 신사업 투자 현황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재가동을 시작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열연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지난 19일 발표된 잠정실적은 포스코그룹의 높은 철강 의존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7.9% 줄고 영업이익은 57.1% 감소했다. 22조원대 매출과 1조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다본 시장전망치를 크게 밑돈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는 "냉천 범람에 의한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과 일회성 비용 증가로 당기 연결 영업이익에 4400억원 가량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철강사 포스코는 공장 침수에 따른 매출 감소 규모를 2조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철강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부문이 매출의 53.8%를 차지했다. 그 뒤를 무역(32.8%), 건설(8.4%), 기타(4.9%)가 이었다. 자산 비중도 철강이 68.7%로 가장 높다. 올해 2분기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도 포스코와 해외 사업을 합친 철강이 1조7620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친환경 인프라와 친환경 미래소재가 각각 4850억원과 48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철강산업은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포항 소재 철강사 공장 침수 피해, 전기요금 인상, 일부 업체 파업 등으로 부담이 늘고 있다. 또 국내 철강재 수입량의 50~60% 내외가 중국산 철강제품으로 구성돼, 중국산 철강산업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앞서 포스코는 철강 업황에 좌우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3월 창립 54년만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수소 기반 친환경 철강으로 핵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되, 소재사업도 강화해 탄소중립과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7대 핵심사업인 친환경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특히 탄소중립 가치를 실현할 미래소재인 이차전지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30년 5900만대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등 미래소재에 5조3000억원을 쓴다. 목표는 리튬과 니켈, 리사이클링 등 원료와 소재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한 세계 최초 이차전지 소재 가치사슬 구축이다. 2030년까지 리튬 30만톤(t), 니켈 22만t,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을 생산해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만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시범공장 전경.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기를 생성,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포스코홀딩스)
 
결실은 국내외 생산기지 확장을 통해 거두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14일 광양제철소에서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연산 2만t으로 전기차 50만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준공 목표는 내년 하반기다. 고순도니켈은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 필수 원료로 세계 시장이 연평균 20% 성장해 2025년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공장이 세워지면 그룹 내 원료법인 NMC와 페로니켈 법인 SNNC를 거쳐 온 니켈매트를 정제해 고순도니켈로 만들어 포스코케미칼 등 이차전지소재사에 공급한다. 포스코그룹은 이 방법으로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에도 유리해진다고 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살타주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염수 리튬을 통해 수산화리튬을 상용화 생산하는 2단계 투자사업을 내년보다 앞당겨 결정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연산 10만t 체제 조기 달성을 위해 3~4단계 투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4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아르헨티나 1단계 공장의 연산 규모는 2만5000t이다.
 
지난 8월에는 폴란드에 이차전지 리사이클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를 세웠다. 이 공장은 연산 7000t 규모로 유럽 배터리 제조 폐기물인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수거·분쇄해 검은 가루 '블랙 매스(Black Mass)'를 만든다. 공장이 블랙 매스를 포스코HY클린메탈에 보내면, 여기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한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시대 리튬 부족을 내다보고 2018년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현재 리튬 매장량은 인수 당시 추산 220만t의 6배인 1350만t(탄산리튬 기준)이다. 2006년에는 뉴칼레도니아 니켈 광산 투자를 단행하고 원료 법인 NMC를 세웠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세계철강협회장에 취임한 뒤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이 제시한 7대 핵심사업 중 철강사업 외에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신사업"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철강과 함께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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