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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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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가 생긴다는 것

2022-10-18 18:25

조회수 :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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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문한 광주광역시 지오메디칼 렌즈공장에는 파란색 방진복을 입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초록색 방진복들 사이에서 파란색 방진복을 입은 몇몇은 공장을 바삐 걸어다녔다. 이들은 이따금씩 초록색 방진복을 입은 이에게 다가가 비밀스런 이야기를 건넸다.
 
지난 17일 광주광역시 북구 연제동 지오메디칼 제2공장 스마트 시범 설비. (사진=변소인 기자)
 
파란색 방진복을 입은 이들은 모두 삼성전자 직원으로,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위해 광주에 내려왔다. 벌써 4개월째 광주 숙박시설에 머물며 공장에 상주해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공장 설비 전반에 대한 컨설팅은 물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여러 실험과 시도를 해보고 있다. 각도, 압력 조절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소재 변경을 통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상생이라고 하면 으레 형식적인 것에 그칠 줄 알았던 기자의 생각이 틀렸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컨설팅에 진심이었다. 그 결과 지오메디칼의 렌즈 불량률은 상생형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보다 30% 정도 낮아졌다. 
 
방현우 지오메디칼 대표는 단순히 불량률이 낮아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봤다. 중소기업의 경우 도제식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데 삼성전자의 우수 인력들이 상주하면서 중소기업인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뛰어난 멘토가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물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변화의 대상이 되도록 사고의 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일례로 렌즈는 아주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다. 삼성전자의 눈에는 렌즈 몰드로 사용하는 레진 재료가 눈에 띄었다. 레진만을 수십년간 연구해 온 한 연구원은 레진을 보자마자 최근 더 좋은 레진이 나왔고 이를 사용하면 생산성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새로운 레진 재료 출시 여부는 물론 레진 재료에 따른 효과를 전혀 알 길이 없던 직원들에게는 매우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왔다.
 
훌륭한 멘토가 생기면서 공장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눈에 띄게 발전하는 중소기업을 보며 보람을 얻고, 중소기업 직원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힘을 기르게 됐다.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이 끝나더라도 멘토는 영원하다고 방 대표는 설명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공장 가동하면서 궁금한 부분들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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