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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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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에 현대차 올린 KT…동맹으로 디지코 전략 공고히

KT 주요 주주 국민연금·현대차그룹·신한은행 순

2022-09-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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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와 현대차그룹이 지분 맞교환에 나서면서 KT(030200) 2대 주주에 현대차그룹이 올랐다. 민영화 이후 단일 주주로는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연초 신한은행에 이어 이번 현대차그룹까지 2대 주주 자리를 놓고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투자 확대에 따른 지분율의 변동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2대 주주에 오른 기업들이 금융, 모빌리티 등 구현모 KT 대표가 중요시하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기업) 영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접점을 형성하면서 동맹을 통해 디지코 전략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7459억원 상당의 상호 지분 취득이 이뤄졌다. 이 결과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의 KT 지분율은 4.7%, 3.1%로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의 KT 지분 규모가 7.8%인 셈이다. 
 
앞서 지난해 기준 KT 지분율이 5% 이상인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 영국 투자회사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즈엘엘피 순이었다. 국민연금은 민영화 이후 줄곧 7~12% 내외 수준으로 KT 지분을 보유하며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2015년 말부터는 NTT도코모가 5% 수준의 지분을 보유했고, 실체스터는 지분율 5% 내외에서 사고팔며 주요 주주자리를 오르락 내리락 했다. 주요 주주의 변화는 KT와 신한은행이 지난 1월17일 협력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KT는 금융 분야 디지털 전환(DX)을 위해 4375억원 규모(약 2.08%)의 신한지주 지분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당시 NTT도코모는 일본 자본시장 규제가 다른 법인의 적은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 보고의무가 주어지도록 바뀌면서 NTT도코모는 KT 보유 지분을 정리하기로 했고, 이 지분을 신한은행이 취득했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계열사가 보유했던 0.02%에 더해 총 5.48%의 지분을 갖게 됐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요 주주가 바뀐 것이다. 
 
KT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구현모 대표. (사진=KT)
 
지난 1월이 금융업과의 동맹이었다면, KT는 두 번째 선택지로 모빌리티를 택했다. 상호취득금액은 신한은행때보다 3000억원 이상을 더 투자했다. 이 결과 이날 기준 KT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10.87%)에 이어 현대차그룹(7.8%), 신한은행(5.58%), 실체스터(5.2%) 순으로 변화됐다. 국민연금과 통신사가 주요 자리를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비통신 기업이 국민연금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KT는 협력을 통해 디지코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동맹을 맺으면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영역에서 23개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5월에는 신한은행의 홈브랜치를 KT의 인터넷(IP)TV에 제공하고, 지난달에는 KT가 소상공인의 통신·보안·방역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면 신한은행이 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동맹을 통해서는 모빌리티 전반에서 협력을 공고히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의 공동 개발, AI 기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의 통신 인프라 구축, 전국 KT의 유휴 공간·네트워크를 활용한 전기차(EV) 충전 인프라 확대, 스트리밍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영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 광화문 웨스트 사옥의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전경. (사진=KT) 
 
시장에서는 구현모 대표의 개방적 사고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도 내놓는다. 구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같은 해 10월에 진행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략적으로 핏이 맞는다면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의 기업 제휴도 열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현대차그룹과의 지분교환 말고도 취임 후 현대중공업 그룹의 자회사인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고, 국내 최대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CJ ENM(035760)과는 미디어 미디어쪽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제휴를 확장해왔다. 
 
디지코 전략 강화와 함께 이번 지분교환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해, KT로서는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확보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이번 자사주 교환으로 KT의 경영활동이 앞으로도 안정적일 것"이라며 "전략적 지분교환인 만큼 KT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주주가 없는 KT의 특성상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지분 스왑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하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신한은행과의 지분 교환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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