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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크레딧시그널)현대차그룹, 공급자 우위 환경은 호재…IRA는 악재

영업익 75% 자동차 사업…전기차 배터리 부족에 세전 이익 증가

2022-08-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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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반도체 공급난에 자동차업계가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되며 현대자동차그룹도 현금창출력이 제고됐다.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2위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관련 사업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중단기적으로 전기차 공장의 빠른 증설 등을 위해 투자 증가로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현대자동차그룹분석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이 점진적 생산 정상화와 개선된 영업수익성 및 현금창출력을 통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현대차그룹은 영업이익의 75%가 완성차 제조업 및 자동차부품제조업으로 구성돼 있을 만큼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영역이 크다.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들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그룹의 완성차 판매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촉발된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 심화에 생산량이 감소하며 판매량도 둔화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춤해 현대차그룹은 수익성 높은 제품 판매율을 높여 공급자 우위 효과를 극대화했다.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덕분에 세전이익(EBIT) 마진도 5.5%에서 6.9%로 상승했다. 자연히 자동차부문 수익성이 개선되며 현금창출력이 확대돼 순현금(현금성자산-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13조9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16조2000억원까지 상승했다. 반년만에 2조3000억원이나 현금이 증가하며 재무안전성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올 상반기 테슬라(75.8%)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9%를 차지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14%의 점유율로 테슬라(2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세계 각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호조에 그룹 내에서도 점유율 향상의 기치를 높였다. ‘2030전략’을 발표하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을 대상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현대차그룹 전기차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은 지난 16일 IRA가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면서다.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원재료와 부품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수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완성차 조립을 반드시 미국 내 공장에서 진행해야 해서다. 아직 미국 내 전기차 공장이 없는 현대차그룹은 관련 보조금 지급에 차질이 생겼다. 
 
IRA 발표에 따라 당장 현대차그룹의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을 포함한 전기차 전 차종이 모두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급자 우위 시장을 이용해 전기차 점유율 상승을 견인하려던 현대차그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높은 현금창출력을 자랑하던 재무구조도 위축될 전망이다.  
 
보고서에서 나신평 관계자는 IRA가 현대차그룹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있지만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지점도 있다고 밝혔다. IRA 완화요소는 크게 4가지로 ▲현대차그룹의 전체 미국 판매 중 전기차 비중(2022년 상반기 기준 약 7.5%)이 아직 크지 않아 매출 및 영업수익성 등 사업실적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 ▲최근 미국 시장 내에서 현대·기아차의 양호한 상품성(낮은 재고수준, 낮은 인센티브 등)을 고려 시 IRA 시행 이후에도 급격한 판매 위축 가능성이 낮은 점 ▲현대차그룹 외에도 유럽 및 일본 등 상당수 완성차 회사들이 IRA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현대차그룹 경쟁 지위의 저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6개월 조기착공(2025년 상반기 양산→2024년 하반기 양산)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대응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차원에서도 외교·통상 측면에서 대응을 추진하고 있어 IRA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 등이 있다.
 
나신평 관계자는 “IRA는 2023년부터 10년간 세액공제를 통해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으로 세부 시행기준 제정 추이와 이에 따른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구체적으로 미국 시장 내에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변화와 IRA 대응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 소요 또는 비용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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