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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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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또 만났네, 또 만났어!

2022-08-22 16:48

조회수 :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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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지난 3년간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흔든 코로나19 이야기다. 
 
지난 광복절 연휴의 끝자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또 한 번 우리집을 찾아왔다. 첫 번째 감염이었던 지난 3월 초와 마찬가지로 6살 큰 아이가 숙주가 됐다. 에어컨 때문이었는지 감기를 달고 살았던 올 여름인지라, 이번에도 감기겠거니 했다. 열이 나긴 했지만 고열엔 미치지 못했고 지속 시간도 길지 않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양성. 정확히는 5개월 하고도 약 열흘만의 재확진이었다. 첫 감염때는 '어떡하지'란 걱정과 함께 눈 앞이 깜깜했지만 두 번째는 확실히 덜 당황스러웠다. 주위에서 재확진 사례를 보긴 했지만 그게 내가 됐다는 당혹스러움이 조금 있긴 했지만 말이다.  
 
병원에서는 "양성이네요" 한 마디와 함께 코감기, 목감기 등등 각종 성분이 총집합된 약을 5일치 처방해 줬다. 병원과 약국에 각각 몇 천원의 진료비/처방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귀가길 어린이집에 등원한 둘째 아이를 찾아오고, 각자 일터로 출근한 식구들한테 연락하고, 회사 업무 일정을 조정하고…머리가 아픈 다소 복잡한 절차들이 남아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헤맬 때의 막막함은 없었다. 
 
감염 여부의 진단과 치료를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인 체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병원에서 보건소로 넘긴 확진자 정보를 토대로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동거 가족의 신상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절차도 같았다.
 
그런데 이번엔 확진된 아이의 보호자인 나에게만 확진자와 동거인에 대한 안내문 링크가 첨부돼 왔을 뿐, 이전처럼 동거 가족 모두에게 개별 안내가 오지는 않았다. 필수였던 가족 확진 3일 이내 PCR 검사는 권고 사항으로 바뀌었다. 병원에서도 3일, 7일째 되는 날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으나, 증상이 없다면 괜찮을 것이라 했다. 만 5세 이하 어린이 환자에 제공되던 보건소의 상비약 키트도 이번엔 오지 않았다.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 첫 감염이 된다면 막막할 부분이 꽤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월1일자로 업데이트된 재택치료자의 동거인 안내문. 작은 글씨까지 자세히 읽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이 있다.(사진=김진양 기자)
 
확진자가 격리돼 생활해야 한다는 원칙엔 변화가 없었다. 다른 가족들과 아이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첫 날에는 나와 아이가 방에서만 생활을 했다. 식사 시간도 엇갈리게 설정했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이 같은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됐다. 29개월인 둘째 아이가 통곡을 시작했다. 본인도 엄마랑, 오빠랑 같이 있고 싶다고. 콜록콜록하고 아파도 괜찮다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집은 '위드 코로나'가 됐다. 모두가 한 번씩 코로나를 겪었던 지라 또 걸려도 어쩌겠나하는 맘이었다. 다행인지, 두 번째 코로나의 숙주가 된 아들도 하루, 이틀 만에 증상은 사라졌고 다른 식구들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격리 7일째인 오늘까지도 모두 무사했다. 첫 감염때 항체가 형성이 된 것인지, 목이 아픈 것도 같고 열도 좀 나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키트는 한 줄만 나타났다. 
 
전쟁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또 한 번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아침에는 둘째와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 요즘은 밀접접촉자라도 증상이 없다면 검사비 지원이 안된단다. 열은 커녕 기침도, 콧물도 없던 이 아이는 어린이집 재등원을 위해 5만원의 검사를 받게 생겼다. 
 
다시 한번 보건소에서 보내온 안내문을 읽어보니 '6~7일차에 가장 신속하고 접근이 쉬운 방법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세요'라는 권고 수칙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자가검사 또는 유증상시 검사시행 의료기관 방문 등'이라고 적혀있었다. 자가검사보다는 병원에서의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더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증상이 있을 때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높인 것이 무증상 감염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지도 모르겠다. 
 
지난 3월 온 가족 확진 당시, 약간의 희망을 품었었다. 하루에 몇 십만씩 확진자가 나오면 적어도 여름 이후엔 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말이다. 그런데 웬걸, 현실은 재감염이었다. 아이가 재확진이 된 지난 16일은 확진자 수가 126일만에 최고치를 찍은 날 이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확진자가 늘었다 줄었다가 반복하게 될 것 같으면, 감기 같은 일상 질병이 되는건 아닐까. 사람들의 피로감도 높아져 더 이상이 방역수칙 강화도 통할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필요할 때가 된 건 아닐까 싶다.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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