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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신생 제주맛집 ‘양혜정의 만능장’

2022-08-22 15:35

조회수 : 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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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검색하면 제주에서 유명한 맛집, 카페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나오는 곳들 대다수가 제주도 사람이 아닌 외지인들이 운영하는 곳인 걸 아시나요? 몇곳 상호를 알고 있긴 하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 맛있으면 뭔들 아니겠습니까?
 
물론 제주에서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운영하는 곳은, 정말 제주가 고향이신 분이 운영하는 게 맞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곳은 고사리 육개장으로 유명한 우진해장국, 꿩메밀칼국수와 콩국수로 유명한  돈물국수, 백종원이 다녀가 유명해진 제주 백양닭집, 한치 주물럭 맛집 태광식당이 있네요. 
 
그런데 이런 곳들 대다수가 ‘노포’죠. 어느 노포가 그렇듯 노포들은 오래된 식기와 인테리어로 돼 있죠. 이런 노포만의 매력을 저는 너무나도 사랑하지만요, 아무래도 깔끔한 느낌은 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죠.
 
제가 소개할 곳은 제주 도민이 운영하는 새로운 제주 식당인 ‘양혜정의 만능장’입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모로 깨끗한 느낌이 듭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로도 찾기 좋겠습니다.
 
단점은 위치가 조금 구석에 있다는 건데요, 그런데도 저는 앞으로 여기는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맛도 맛인데, 사장님이 가진 음식에 대한 철학이 확고했기 때문이지요.
 
제주 도두동에 위치한 ‘양혜정의 만능장’ (사진=조승진 기자)
 
식당 이름처럼 여기서는 ‘장’류를 팝니다. ‘게우비빔밥’, ‘간장게장정식’, ‘전복장정식’, ‘새우장정식’, ‘모듬장정식’ 이렇게 메뉴가 구성돼 있습니다. 게우는 제주도 말로 ‘전복 내장’을 칭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저는 게우비빔밥을 먹었습니다.
 
게우비빔밥. 가격 1만3000원 (사진=조승진 기자)
 
제가 출입하는 법원은 서초동에 있는데요, 매번 서초동 식당에서 밥을 사 먹습니다. 그 동네 물가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요? 1만3천원을 내면 나오는 구성이 푸짐하게 느껴집니다.
 
밥에 얹어진 게우장과 파프리카, 양파 등 야채와 반숙란, 두부와 애호박 등 건더기가 풍성하게 들어간 된장찌개… 이게 메인메뉴라면 반찬 구성도 훌륭합니다. 갈치 한 토막, 양념을 얹은 깔끔한 가지 구이, 호박잎, 사장님 어머니가 직접 제주도 시골에서 채취한 고사리로 만든 고사리무침, 그리고 세상에… 반찬에도 반숙란이 또 나옵니다. 한 끼 식사에 계란을 두 개나! (서초동 인심으로는 어림없어요) 반찬 중 떡갈비를 한입 물었는데요, 사장님이 말씀하시네요 “그거 냉동제품 아니고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담양 가서 먹어보고 배웠어요”
 
전 혼자갔지만, 두명이었으면 ‘모듬장정식’을 시켰을 거에요 (사진=조승진 기자)
 
사장님의 가장 큰 고민은 ‘홍보’였습니다. 맛도 가격도 구성도 위생도 친절함도 어느 하나 빠짐없는데, 사람들이 잘 안 찾는다는 거였죠. 가게가 오피스텔 1층에 있는데,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애매하고요… 근처에 아주 유명한 물회 맛집인 ‘순옥이네명가’가 있어서 사람들이 이곳으로 다 빠진다는 거예요.
 
저는 이 세계를 잘 몰랐는데, ‘돈 주면 와서 먹고 글 써주겠다’고 먼저 연락하는 블로거분들이 상당히 많답니다. ‘인플루언서’들이 리뷰 세계에서 입김이 상당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사장님은 “그거, 그렇게 하면 다 뻥이잖아요,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네요. 맛으로 승부하고 싶다고, 기다리고 있다고, 자식들이 ‘엄마 바보야, 망해도 엄마가 선택한 거야~’라고 놀려도 말이죠.
 
제가 다녀왔을 즈음이 6월 말인데, 2달 후인 지금(8월 말) 그때보다 비해서 네이버 리뷰도, 블로거 글도 늘었습니다. 모두 ‘뻥’ 아닌 ‘사실’이 담긴 리뷰이겠죠^^
아! 물론 저도 ‘내돈내산’입니다.
 
‘양헤정의 만능장’
위치: 제주 제주시 도공로 25-1 천마에코피아오피스텔 상가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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