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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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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합병…거버넌스 이슈 또 불거져

코리아센터, 다나와 헐값에 ‘꿀꺽’…문제 해결할 법개정 언제

2022-08-22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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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리아센터가 다나와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거버넌스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고평가된 코리아센터와 저평가된 다나와를 현재 주가대로 합병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다나와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는 지난 16일 장마감 후 동시에 합병 공시를 냈다. 다나와와 코리아센터가 합병해 상호를 커넥트웨이브(가칭)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회사는 합병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및 사업간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공시가 나오자 코리아센터 주가는 올랐고 다나와는 하락했다. 이 반응이 곧 두 회사 주주들의 처지를 대변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형식상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흡수합병하는 것이지만 현재 다나와의 최대주주가 지분율 51.3%를 보유한 코리아센터이므로 사실상 코리아센터가 다나와를 합병하는 것과 다름없다. 코리아센터의 최대주주는 51.8% 지분을 보유한 한국이커머스홀딩스다. 이 합병이 마무리되면 최대주주는 한국이커머스홀딩스가 될 예정이며 특수관계인 포함 이들의 지분은 56.3%로 불어나게 된다. 
 
겉으론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문제는 합병비율에 있다. 두 회사가 상장기업인 만큼 합병가액은 각사의 최근 주가를 산술평균해 정해졌다. 그러나 현재 코리아센터 주가는 고평가된 반면 다나와는 저평가 상태이다 보니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결산 기준 코리아센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0.4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85배였다. 자본이익률(ROE)은 3.42%에 그쳤다. 밸류에이션상 성장성 대비 주가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나와는 이와 달리 PER 11.85배, PBR 2.15배, ROE 19.65%로 성장성을 감안한 주가는 낮았다. 
 
올해는 더 심해졌다. 코리아센터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대폭 감소한 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다나와는 대폭 증가한 20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주가는 둘 다 하락하다가 반등하는 중인데 다나와의 낙폭이 더 컸다. 코리아센터의 고평가, 다나와의 저평가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이 상태에서 두 회사의 자산가치를 무시한 채 시가(주가)를 바탕으로 합병가액을 산출하는 바람에 다나와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나온 것이다. 다나와 주주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현행 규정은 두 기업이 합병을 추진하는 경우 상장기업은 시세(주가)에 기초해 합병가액과 합병비율을 정하는 반면 비상장기업은 시세 기준이 없어 순자산가치를 평가해 합병가액을 산출하도록 했다. 이 규정은 지배주주 또는 최대주주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다주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저평가된 알짜 상장기업을 최대주주가 지배하는 비상장기업과 합병시켜 대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근래 이와 같은 비대칭 합병을 추진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산 사례가 많다. 지난 4월에는 동원그룹이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비상장기업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알짜 상장기업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저평가된 동원산업의 합병비율을 시가로 산정해 큰 이슈화 된 바 있다. 이에 주주들과 일부 기관들, 정치권까지 나섰고 결국 한 달여 만에 동원산업의 합병가액 기준을 순자산가치로 변경, 1주당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53.5% 상향조정했다. 
 
최근 자회사의 합병 추진을 발표한 POSCO그룹도 저평가된 주가 대신 순자산가치를 반영했다. 지난 12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업설명회에서 비상장기업인 포스코에너지의 합병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비율을 산출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합병비율을 산술평균주가(2만1418원)이 아닌 조정 순자산(2만7801원) 기준으로 정했다. 더 높은 가격인 자산가치를 반영한 합병비율로 주주들의 이의 제기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지난 2020년 군장에너지(SGC에너지), 이테크건설(SGC이테크건설)과 삼각합병을 추진한 삼광글라스(SGC솔루션)의 경우엔 한쪽으로 기울어진 합병비율을 산정해 추진하다가 금감원이 합병신고서를 세 번이나 반려하자 결국 합병비율을 수정해 지난해 말 합병절차를 끝낼 수 있었다. 
 
이렇게 달라지는 분위기 속에서 코리아센터가 기존의 방식대로 다나와와의 합병을 추진, 주주들의 반발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는 게 아니어서 과연 다나와의 자산가치가 합병가액 산정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규정을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삼광글라스의 경우처럼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지 않는 한 합병비율을 변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회사 측의 자발적인 선의에 의해 조정할 경우 합병 상대방인 코리아센터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거버넌스 문제를 막기 위해 현재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병을 추진할 때 기준시가와 자산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액 중 높은 가격으로 합병가액을 결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이 개정안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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