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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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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워크 애니웨어…근로의 국경이 사라진다

2022-07-18 15:29

조회수 : 2,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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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으로도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으니 굳이 현지인을 고집하겠어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데려와도 충분할텐데."
 
최근 만난 독일 자동차기업 B사의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 지인은 최근의 IT 쏠림 현상을 두고 이렇게 읖조렸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잠시 휴직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그는 '복직 후 과연 내 자리가 남아있을까?'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디지털 포메이션이 이처럼 빠르게 업무 환경을 바꾸어 놓을 줄 미처 몰랐다고도 털어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그에 따르면, B사는 그 흔한 컨퍼런스 콜도 자주 하지 않았다. 차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공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도 굳이 현장으로 가야 했기에 재택 근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가피하게 시작된 원격 근무는 의외로 순조로웠다. 이전에는 왜 미처 하지 않았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동시에 B사는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도 함께 겪고 있었다. 회사는 IT 인재를 끊임없이 끌어모았다. 신규 채용도 IT 분야에서만 할 정도였다. 기존 핵심 부서로 각광받던 엔진 파트는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자기들 처지가 어찌 될 줄 도 모르고 아직도 저렇게 콧대가 높다니."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된 것 같은 엔진 파트 직원들을 그는 안쓰럽게 바라봤다. 그 엔진에 부품을 납품하던 중소기업들은 줄도산이 머지 않았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한숨은 본인에게로 흘렀다. 재무·회계 파트에 있다는 그는 "결국 이 업무는 AI가 다 하지 않겠냐"라며 "지금이라도 코딩을 배워야 하냐"고 웃었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전면 리모트 근무제 도입. 말은 참 듣기 좋다. 하지만 실상은 능력 있는 자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다. 내가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은, 바꿔말하면 내 능력이, 내 실력이 쓰일 곳이 없으면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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