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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고물가·고환율 영향' 3분기 기업 체감경기, 수출·내수 급락

대한상의 조사 경기전망지수 79…전 분기 대비 17p 감소

2022-06-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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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물가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기업의 체감경기가 수출과 내수 모두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2분기 96보다 17포인트 감소한 7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을 나눠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출 기업은 95에서 82로, 내수 기업은 96에서 78로 2분기보다 급락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과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원자재가 안정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고물가가 지속하면 국내 소비도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지만, 화장품(100)과 의료정밀(95), 식음료(94), 조선(94), 가구(91)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 중 화장품과 식음료 업종은 코로나19 방역이 해제된 후 내수 진작의 효과, 조선은 최근 수주 호조와 고환율·고선가가 호재로 작용한 효과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높은 원료 수입 비중으로 인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자동차 부품(69), 석유화학(63), 비금속 광물(61) 등은 최악의 경기 체감을 보였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광 호조' 제주 제외 모든 지역 부정적 평가
 
지역별로는 제주(10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지난 분기보다 BSI가 하락했다. 제주는 최근 방역 해제와 관광 호조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의 영향이 큰 대구(77)와 울산(71)을 비롯해 경남(79), 충남(76), 경기(75), 광주(72) 등 전국에 걸쳐 체감경기가 크게 떨어졌고, 특히 인천(68)과 대전(66), 전남(63), 세종(60)에서 가장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상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실적 부진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실적(영업이익)이 올해 초 계획보다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54.9%였지만,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본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41.3%로 집계됐다.
 
상반기 실적이 올해 초 계획에 미달했다고 응답한 기업 중 62.6%는 하반기 가장 우려하는 대내외 리스크로 '물가·환율 변동성 지속'을 꼽았고, 이어 '소비 위축'(52.3%), '공급망 병목 지속'(30.6%), '자금 조달 여건 악화'(20.9%),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19.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고물가·고환율 등 고비용 압박을 받고 있어 내수와 수출 모두 침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가 안정, 세제 개선·지원, 수출 금융과 물류비 지원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방어와 민생 안정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 정상 가동과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시내 주유소 유가정보판 모습. (사진=뉴시스)
 
무협 수출경기 조사서도 자동차·철강 악화 전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1301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서도 올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4.4로 지난 2분기 96.1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향후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 부품(61.4), 플라스틱·고무 제품(68.4), 철강·비철 금속(74.2) 등 11개 품목의 지수가 100 아래로 파악됐다. 무역협회는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국제 수급 불안 등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달리 선박(149.3), 반도체(114.3), 화학공업 제품(111.3) 등은 지수가 100을 넘어 3분기에는 수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협회는 조선업의 견조한 수주 흐름, 반도체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수출 개선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정밀·과학기기(102.4), 전기·전자 제품(99.7) 등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수출 애로 요인을 묻는 항목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84.9%), '물류비 상승'(74.4%) 등 원가 압박으로 응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고, 아, 특히 '환율 변동성 확대'(32.7%)에 대한 애로가 전 분기 22.5%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 기업에 추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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