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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준석의 위기, 시작은 '혁신위'였다

이준석, 지선 대승 이후 혁신위 뛰워 '공천개혁' 공언…친윤계 견제 본격화

2022-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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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달 7일 열리는 윤리위 징계 여부에 정치적 명운이 결정되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 친윤계의 노골적인 당대표 흔들기와 이로 인한 리더십 논란도 진행형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위기는 혁신위원회 구상에서부터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공천개혁을 표방했으나 이는 주류인 친윤계의 반발만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26일을 기준으로 이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여부 결정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한 벤처기업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상태다. 이 대표는 다음달 7일 윤리위에 직접 출석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할 계획이다. 윤리위는 이 대표의 진술을 청취한 뒤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키로 했다.
 
일단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앞서 이 대표의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 측과 접촉에 나섰다가 증거인멸 관련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회부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지난 22일 윤리위로부터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착수로 받아들여졌다. 김 실장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증거인멸 사주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 대표 역시 경고 이상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게 당내 대체적 관측이다.  
 
23일 이준석 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면서 배현진 최고위원이 내민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대표가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을 처지로 내몰렸음에도 김용태 최고위원과 하태경 의원 등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일정부분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윤리위가 대표 망신주기의 자해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당내 혼란 장기화를 우려했지만, 친윤계는 침묵으로 사태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이 이 의원을 감싸고,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비교적 중립적 위치에 머무르는 점이 고작이다.  
 
정치권에선 이를 권력투쟁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과장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와 거듭 충돌한 데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공론화시킨 장본인으로, 친윤계 입장에서 보면 '눈엣가시'다. 특히 지방선거 대승 직후 혁신위를 띄워 공천 및 당원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서자 '월권'이라는 비판까지 흘러나왔다. 이 대표는 선거 때마다 특정 세력이 공천권을 휘두르는 전횡 이른바 '사천'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했지만, 윤핵관은 이를 차기 당대표의 22대 총선 공천권에 대한 사전견제이자 간섭으로 받아들였다. 혁신위원장에 최재형 의원, 부위원장엔 조해진 의원을 선임하고 '1호 혁신위원'에 천하람 변호사를 위촉한 데서 알 수 있듯 혁신위 인적 구성도 의도적으로 윤핵관과 거리를 뒀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일부 지역구 세습 의원들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을 정도다. 
 
혁신위 구상을 시작으로 이 대표에 대한 직접적 견제도 이어졌다. 5선의 중진이자 차기 당권을 노리는 정진석 의원은 이 대표의 "자기정치"를 비판했고, 배현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들이받았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정조준하며 최고위 비공개회의 내용과 윤리위 일정 등을 언론에 흘리는 일까지 벌어졌고, 20일엔 이 대표가 이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다가 배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인 끝에 퇴장하는 소동까지 일어났다. 
 
이런 탓에 이 대표가 윤리위에서 징계를 받게 될 경우 혁신위도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리위의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단계다. 수위가 가장 낮은 경고가 나오더라도 개혁과 젊은 보수 이미지의 이 대표에게는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내려질 경우 당대표 직무 수행이 어렵다는 점에서 조기 전당대회 주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로 징계 여부를 미루는 경우에도 당 명예를 실추시킨 데 따른 책임은 물을 수 있다는 게 친윤계의 판단이다.  
 
혁신위는 23일 출범했지만 제대로 된 조명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김철근 정무실장이 그 전날 윤리위로부터 징계 개시를 통보받자 이튿날까지 모든 이슈가 이 대표의 징계 건으로 뒤덮인 탓이다. 혁신위 내에서도 이 대표의 징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해진 부위원장은 23일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조직이거나 당대표의 자문기구 같으면 당대표의 위상에 따라서 흔들릴 수 있지만, 당헌·당규에 근거를 두고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출범한 기구"라며 "최선을 다해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꼭 만들겠다"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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