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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민주당 첫 토론조차 친문·친명 눈치에 비공개 전환

"초·재선이 맞닥뜨린 현실을 보여줘"…친문·친명 설전, 이날도 이어져

2022-06-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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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의 초·재선 의원들이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와 6·1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첫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마저 일부만 공개하고 토론회 시작 20여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당 공식기구를 통해 선거 패배 원인을 규명하기 전에 열린 토론회인 데다, 친문(친문재인계)과 친명(친이재명계)이 패배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펼치면서 초·재선 의원들이 공개적 발언 하나에도 부담을 느낀 탓이다. 심지어 3명(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의 발제자 중 2명이 비공개로 전환한 뒤 발표를 진행할 정도로 언론 노출에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이탄희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0명은 8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대선·지방선거 평가 1차 토론회’를 열고 선거 패인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진행된 첫 패배 평가라 취재진 등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 소장의 대표발제 이후 20여분 만에 토론회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탄희 의원은 이 소장이 발제를 마무리하자 “언론 공개는 여기까지로 하고 비공개로 전환한 이후에 전체적인 토론 내용을 종합해서 공유드리는 순서로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 기자는 “자유토론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이면 몰라도, 발제까지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발제까지 비공개로 하게 되면 국민들은 민주당이 어떤 쇄신을 할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항의했다. 이 의원은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면서도 “(비공개 전환)공지 시점이 늦은 것에 대해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10명의 의원들이 공동주최를 하다보니 발제 내용 공개범위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있어 협의가 어려웠다”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이들은 민주당이 문재인정부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잘했지만 졌다’(잘했져)고 한 행태와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패배했음에도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고 한 것이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민병덕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잘했져, 졌잘싸 기류에 대한 지적이 매우 정확한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재신임을 못 받았기 때문에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이재명 후보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성공한 대선후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이 측면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의 인격이나 헌신에 대한 존중과 문재인정부의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다른 것”이라며 “이 두 가지를 혼동하면 안 되고, 문재인정부의 공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데에 의원들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대선 때 우리가 선전한 것과 그 이후의 정치적 행보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는 엄연히 분리해 냉정하게 해야 한다는 데 다수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장경태 추진위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토론회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에 대해 거듭 양해를 구했다. 다만, 이는 양대 계파를 향한 눈치로도 읽혔다. 특히 당의 쇄신을 용기 있게 주장해야 할 초·재선들이기에 실망감도 컸다. 민병덕 의원은 “당에서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평가를 해나갈 것인데 초·재선들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했고, 권인숙 의원은 “초·재선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지만 공개냐, 아니냐를 두고 말이 있었던 것은 초·재선 의원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였다.
 
결국 친문과 친명 간 갈등이 날로 첨예해지는 상황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도 친문과 친명은 선거 패배 책임, 강성 지지층 문제 등을 놓고 대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이재명 의원 지지층으로부터 이른바 인신공격성 양념(비난, 문자폭탄 등)을 당한 친문의 홍영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것들을 좀 말리고 비판해야 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냥 잘한다는 식으로 있다 보니까 갈수록 더 심해진다”며 “상당히 조직적"이라고 배후설까지 제기했다. 
 
또 홍 의원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당이 원해서, 희생하기 위해 (선거에)나왔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이런 것들이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고 얼굴을 붉혔다. 앞서 홍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의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 의원 출마 역시 당의 전략공천은 모양새였을 뿐, 본질은 셀프공천이라는 게 홍 의원 주장이다. 
 
그러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공천 진상조사에 대해 “좀 지나친, 과한 측면이 있다”며 “그렇게 따지면 지난 지도부에서 정책결정 과정은 누가 했냐, 이렇게 하나하나 다 묻게 되지 않겠냐”고 받아쳤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비대위 행보에 대해 특정인물에 대한 책임론을 경계하며 비대위 성격을 전당대회를 관리할 관리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친명계로 분류된다.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사진=뉴시스)
 
동시에 친명은 친문과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친명계 행동대장 격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념 당한 홍 의원에게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재명 의원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지지자들께 한없이 감사하지만 이것은 올바르지 않은 지지의 표현”이라고 꾸짖었다. 또 “이번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절대로 불신과 갈등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의원이 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이재명 의원 지지층은 그의 지역구 사무실에 ‘치매가 아닌지 의심된다’ 등의 인신공격성 비난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홍 의원은 친문계를 대표해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의 경쟁자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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