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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재명 명운 걸린 계양을, 민심은 "그래도 민주당"

"인천으로 온 건 영광"·"인천은 파란색"…국민의힘 '무연고' 공세에도 '끄덕'

2022-05-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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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토마토 전연주·유근윤 기자] "유능한 후보가 인천으로 와서 일해준다는 건 영광이죠."
"이재명이 여기(계양을) 출마한 건 솔직히 도망온 거지."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정치적 명운을 쥐게 된 인천 계양을. 지난 20대 대선에서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 격차로 석패한 이재명 위원장이 조기 등판의 승부수로 택한 곳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이 아닌 인천시 계양을이었다. 전국 지방선거까지 짊어지게 되면서 부담이 덜한 계양을로 방향을 틀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방인 분당갑을 두고 계양을로 간 것은 '방탄 출마'라며 그의 무연고를 집중 공략했다. 실제 분당갑은 국민의힘 내에서 '천당 위 분당, 경기의 강남'으로 불리는 등 보수 성향이 짙다. 반면 계양을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에게 5선을 안겨준 곳으로, 민주당 색채가 강하다. 
 
국민의힘 공세에도 이 위원장에게 어렵지 않게 원내 첫 진입의 영광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됐던 계양을의 판세가 심상치 않다. 제1당 대선후보라는 이 위원장의 무게감을 인정하면서도 무연고라는 국민의힘 주장에는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18일 발표된 MBN·리얼미터(16~17일 조사)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 50.8% 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40.9%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9.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지만 의외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9일 인천 계양역 앞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이에 <뉴스토마토>는 19일 인천 계양을로 향했다. 정확한 민심을 현장에서 듣기 위함이었다. 계양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20대 남성은 이 위원장의 계양을 출마에 대해 "저는 솔직히 도망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부모님 세대는 유능한 일꾼이 우리 지역에 왔다면서 좋아하신다"고 세대별 상반된 민심을 전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경우 이제 인천이라고 해서 민주당을 전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는 없다"며 "또래 10명 중 7명은 보수"라고도 했다.
 
계양구청 앞 공원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자신을 예술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런저런 비판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재명 후보도 앞으로의 정치 생활이나 민주당의 생명을 고려해서 선택한 거라고 본다"고 이 위원장의 출마를 반겼다. 60대 택시기사 천모씨도 "계양을은 그래도 민주당이지. 여론조사도 이재명이가 우위로 나오잖아"라고 말했다.
 
부평시장 근처에서 만난 20대 여성(대학생)은 "(계양을 출마는)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연고가 없어도 인천을 위해 일해준다는 건 영광"이라고 이 위원장을 환영했다. 이어 "아무래도 이재명 후보가 인천으로 출마하다보니 당 차원에서도 지지나 이런 게 있고 사람들도 관심있게 지켜본다"며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후보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신을 인천 토박이라고 소개한 60대 여성 황모씨는 "그래도 도망온 거지. 아무 연고도 없는데"라며 "원래 송영길 자린데 서울시장 나가면서 이재명이 온 거 아냐. 지들끼리 돌아가면서 해먹는 거지"라고 비판했다.
 
19일 인천 부평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인천시장의 경우 선거 초반만 해도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현역 시장 프리미엄을 앞세워 우위를 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다. 16일 발표된 지상파3사·입소스(14~15일 조사) 여론조사 결과 유정복 37.5% 대 박남춘 30.4%로, 유 후보가 7.1%포인트 앞섰다. 인천 시민들은 대체로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평시장역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이번엔 바뀔 것 같은데"라며 "유정복이 우세하잖아. 나도 원래 민주당 지지했는데 추미애하고 조국 보고 돌아섰어. 민주당 아직 정신 못 차렸어"라고 했다. 부평종합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인천은 지역별로 좀 나뉘지. 여기 부평 쪽은 민주당. 여기 상인들도 다들 박남춘, 이재명 얘기하는데"라며 "나는 그래도 새정부 좀 밀어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70대 택시기사 장모씨는 "(박남춘이)인천시장을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못했다는 분들도 있다. 사실 잘 하든 못 하든 시민의 질타도 받고 칭찬도 받고 부딪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낮은 존재감을 지적했다. 이어 "(인천이)호남 사람들도 많아서 옛날에는 (국민의힘에)적대심을 많이 갖고 그랬는데 이번에 단체로 광주 찾아가서"라며 "민심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겠다"고 예단을 경계했다.
 
청라의 한 마트 앞에서 만난 젊은 부부는 "정치는 부부 사이에서도 꺼내면 안되는 주제"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아내(김모씨·36)는 "여당인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유정복을 찍을 것"이라고 한 반면 남편(황모씨·38)은 "유정복이 별로라 박남춘 찍을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김씨는 "제 주위는 반반이긴 한데 청라맘카페에서 빨간색 티내면 엄청 싸운다. 인천 민심은 파란색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인천=전연주·유근윤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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