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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오너 리더십' 절실한 삼성전자

2022-05-16 16:41

조회수 : 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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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위축되지 않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활발한 투자와 총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에서 인텔의 거센 추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파운드리 분야에 지난해 기준 R&D(연구개발) 투자 역대 최대 규모인 152억 달러, 우리돈 약 19조3000억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2% 늘어난 수치며 반도체업계 전체 R&D 지출의 약 20%에 육박합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R&D 투자는 지난해 65억 달러, 우리돈 약 8조2000억원에 그쳤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13% 증가했으나 인텔과 비교하자면 87억달러, 우리돈 약 11조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한창이던 2020년 조사에서도 인텔이 129억달러, 삼성전자 56억달러를 각각 R&D 부문에 지출한 점을 감안하면 양사 간 투자액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재계에서도 총수 부재로 인한 투자 위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없으면 조 단위를 넘나드는 과감한 투자가 절대 이뤄질 수 없다"며 "누가 책임을 지고 그 큰 돈을 투자하겠냐"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위협하는 동안 이 부회장은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130회에 육박하는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구속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났으나 취업제한과 보호관찰 조치에 따라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에 있어 현재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고 실제 투자를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글로벌 산업 질서 재편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재의 위상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특히 최근 시장 격변기에는 100년 기업도 하루 아침에 망할 수 있다"며 "삼성의 경쟁력 저하는 삼성의 위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 산업 경쟁력 약화 및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취업제한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8월15일 광복절 특사를 통해 이 부회장을 포함한 경제인들이 대거 사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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