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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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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해

2022-05-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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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잠자기 전 7살 아들이 골라온 책은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왕자'였습니다. 
 
멀리 소행성에서 장미 한 그루와 살던 어린왕자는 지구에서 여우를 만납니다. 왕자는 여우에게 "나랑 놀자"라고 말하죠. 하지만 여우는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이야"라고 거절합니다. 
 
왕자는 여우에게 묻습니다. "너를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여우는 대답합니다. "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해." 여우의 말대로 왕자는 여우를 길들입니다. 여우와 떨어져서 풀밭에 앉고, 곁눈질로 보고,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앉으면서 말이죠.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사진=뉴시스)
 
코로나가 일상으로 들어온지 어언 2년이 넘었습니다. 소문과 가십성 뉴스로 치부하다가 2020년 1월 코로나 공포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5살 아이가 걱정돼 잘 다니던 기관 생활도 멈췄습니다. 집 밖에 나갈 때면 마스크 씨름이 시작됐죠. 집어던지는 마스크를 고쳐 씌우며 코로나 속 살아남기에 돌입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도 마스크 밖 눈으로 인사하는 것이 점차 익숙해졌습니다. 언젠가는 끝이 날 거라는 간절함으로 2년여의 시간을 버텼습니다. 아이도 저도, 모두가 그랬습니다. 여우가 말했던, 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는 말처럼 말이죠.
 
오늘 0시부터 일상으로 회복에 속도가 나고 있습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늦봄과 초여름의 공기를 마시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앞으로 점점 코로나 이전의 일상의 모습이 자리를 잡아갈 것입니다. 다시는 일상을 앗아가는 일에 길들 일이 없기를, 다시는 아주 참을성이 많아야 하는 일이 반복 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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