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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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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북

2022-04-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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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민주당 얘기다.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개혁안조차 권성동의 헛발질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끌고 오지도 못했다. 
 
그 흔한 대선 패배 분석조차 없었다. 당연히 다음 과정인 반성과 쇄신도 사라졌다. 그저 역대 최소 격차인 0.73%포인트(24만7077표)에 만족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만 외쳤다. 단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고도 뼈를 깎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탓'만 했다. 문재인 탓, 조국 탓, 부동산 탓, 이낙연 탓. 그렇게 시간만 보냈다. 
 
재검표를 요구할 법도 했지만 이재명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지도부도 총사퇴하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졌다. 이때만 해도 질서있는 퇴진이 이뤄지는가 했다. 착각이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이들이 뚝딱 윤호중 비대위를 결정하고 떠났다. 6월 지방선거도 윤호중 비대위로 치르겠다고 하자 반발이 터져나왔다. 비대위 결정 과정도 정상적이지 못했던 데다, 윤호중 얼굴로는 지방선거 필패라는 우려가 빠르게 번졌다. 그렇게 비대위 진퇴를 놓고 시름했다. 
 
어렵사리 윤호중 체제로 가닥을 잡는가 싶었더니, 이번에는 물러났던 송영길이 돌아왔다. 당대표 사퇴 후 한 달도 안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명분이 없었다. 대선 패배 책임의 진정성은 사라졌고, 인천에서 서울로 옮기는 것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다. 구청장을 비롯해 광역, 기초의회 선거를 준비 중이던 서울권 출마자들도 반발했다. 송영길로는 필패가 뻔해 전멸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대선과정에서 용퇴를 압박받았던 86그룹들도 들고 일어섰다. 
 
지도부는 무력했다. 전략공천위가 송영길 공천 배제 방침을 결정하자 눈치보기로 일관했다. 그 사이 당은 빠르게 친문 대 친명 구도로 계파 싸움만 격화됐다. '이심송심'으로 불렸던 탓에 송영길 뒤에는 이재명이 있다는 얘기가 정설이 됐다.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가 송영길을 엄호하고 나섰고 이재명계 행동대장 격인 김남국도 가세했다. 지도부는 필승 카드를 찾겠다며 박영선에 몰려갔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에게 무참히 졌던 그가 어느새 지도부의 구세주가 됐다.  
 
박영선이 고사하자 결국 지도부는 전략공천위 결정을 뒤집었다. 송영길이 살아났고 오히려 쟁쟁한 유력후보가 됐다. 그 사이 6월 지방선거는 필패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비단 서울만이 아니다. 부산은 김영춘이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인물난에 시달렸다. 경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후보로 거론되면 손사래부터 쳤다. PK 출신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한 정당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중원인 충청마저 사정이 좋지 않다. 그나마 이광재가 다시 강원지사 선거에 나서준 것이 고마울 정도다. 민주당은 그렇게 스스로 호남 속으로 고립됐다. 
 
 
 
 
김기성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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