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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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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잘 키운 IP 하나, 열 회사 안 부럽다②)뽀통령은 언제나 옳다

2022-04-20 15:42

조회수 : 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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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2003년 첫 등장한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메인 캐릭터다. 사람으로 치면 대학교 새내기들과 동갑인 스무살이다.
 
'스무살 뽀로로'는 여전히 미취학 아동, 그 중에서도 돌을 갓 넘긴 영유아들의 영원한 친구다. 울고 짜증내던 아이도 뽀로로만 등장하면 온순해진다. 뽀통령, 뽀느님이란 별명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뽀통령의 위력은 큰 애를 키우면서도 한 번 체감한 바 있다. 뽀로로만 틀어주면, 뽀로로가 그려진 아이템을 사주면 '만사오케이'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속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캐릭터는 끊임없이 계속 등장했고, 그 때마다 아들은 갈대처럼 마음을 바꿨다. 
 
그런데 둘째 딸은 전혀 달랐다. 오매불망 뽀로로만 쫓는다. 문장으로 말을 또렷이 하던 21개월 즈음, 그녀가 내뱉은 첫 마디는 "뽀로로 틀어줘요" 였다. 
 
그렇게 우리 집은 뽀로로의 천국이 됐다. 뽀로로 인형과 피규어는 말할 것도 없다. 병원놀이, 주방놀이, 물놀이세트, 아이스크림 만들기, 노래가 나오는 버스 등등 뽀로로가 그려진 장난감은 더 이상 살 수 없을 정도다. 수저세트, 칫솔, 컵, 그릇, 수건, 가방, 양말 등 생활 용품들에도 뽀로로 얼굴은 빠지지 않는다. 뽀로로 마스크는 아예 100장 넘게 구비해놨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려서 아직은 크지만 꼭 쓰겠다고 고집하는 '뽀로로 마스크'. (사진=김진양 기자)
 
지난 주말에는 뽀로로 테마파크에 다녀왔다. 뽀로로 캐릭터들로 구성된 키즈카페인데, 뽀로로 광팬인 둘째에게는 아마도 '꿈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뽀로로 주제가가 나오고 뽀로로 탈을 쓴 사람이 등장하는 등 아이의 혼을 쏙 빼놓는 이벤트가 이어지며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였다. 
 
뽀로로와 루피가 나타나니 모든 아이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모아진다. (사진=김진양 기자)
뽀로로 테마파크에서도 빠질 수 없는 장난감 기념품 코너. 큰 애는 장난감에 시선이 가지만, 아직 둘째는 바닥에 비춰진 뽀로로 친구들이 더 좋은가보다. (사진=김진양 기자)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오랜 시간 인기를 끈 국산 캐릭터는 뽀로로가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 캐릭터 일색이던 내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수준이 높아지고 생태계도 다양해졌구나라는 사실이 새삼 실감이 난다.
 
25개월 꼬맹이는 오늘 밤에도 말하겠지..."뽀로로 노래 불러요.."라고...
 
티비 보면서 꼭 끌어안고 있는 뽀로로와 친구들 인형들. 루피 인형은 두 개나 있다. (사진=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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