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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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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른, 아홉’ 전미도가 바라본 39와 40의 경계

2022-04-09 00:02

조회수 : 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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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많은 사람들이 나이에, 그 중에서도 9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19, 29, 그리고 39. 매번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 전의 나이에 나름의 의미를 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19살이나 29살이나 그리고 39살이라고 해도 나 자신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서른, 아홉의 전미도 역시도 39살이라는 나이를 돌이켜 보며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다만 뭔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기라고 자신의 39살을 돌이켜 봤다.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전미도가 연기한 정찬영은 배우가 꿈이었지만 첫 촬영 날 사고가 나면서 인생이 꼬이게 된 인물이다. 연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그는 헤어진 김진석(이무생 분)의 부탁으로 소속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맡게 된다.
 
전미도는 전작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바른 생활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채송화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차기작으로 서른, 아홉을 선택한 전미도는 전작의 채송화와는 달리 터프한 면모가 보이는 정찬영 역할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전미도가 채송화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정찬영 역할을 맡아 조금 더 센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전미도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전미도가 대본을 통해 처음 만난 정찬영은 더 거친 인물이었다. 그는 정찬영의 거친 성격이 친구들과 진석과의 관계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본보다는 오히려 거친 면을 덜어낸 편이다고 밝혔다.
 
찬영을 연기하면서 전미도를 고민스럽게 한 부분이 또 있었다. 바로 찬영과 진석의 관계다. 극 중 찬영과 진석은 서로 사귀다가 헤어지게 된다. 유학을 다녀온 진석은 결혼을 했지만 자신의 곁에 찬영을 두려고 한다. 찬영 역시 그런 진석 옆에 맴돈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가 자칫 불륜 미화라는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전미도는 처음 대본을 보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걸렸다. 찬영 캐릭터 자체가 좋은데 두 사람의 관계성이 우려가 됐다.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드라마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찬영과 진석,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 친구 이야기다고 했다.
 
이어 찬영이라는 인물이 사회적으로, 일적으로 성공하고, 사랑에도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친구들에게 죽음을 앞두고 좋은 삶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작가님이 일부러 찬영의 설정을 더 흩어 놓았다는 생각을 했다사회적으로, 일적으로, 사랑에도 성공했다면 이 이야기가 와닿지 않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찬영이라는 인물의 목표가 진석과의 사랑이 목표가 아니라는 모습이 보여졌다고 답했다.
 
JTBC '서른, 아홉' 전미도 인터뷰.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전미도가 연기한 찬영은 39살의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전미도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차미조(손예진 분)가 찬영의 부고 리스트를 브런치 리스트로 바꿔준 장면을 꼽았다. 찬영은 브런치 카페에서 찬영이 양보다 질이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고 말한다. 또한 부고 리스트를 받은 미조가 무슨 기준으로 선택했냐고 물을 때 찬영은 "연락 오면 밥 먹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전미도는 “찬영의 말에 공감이 됐다.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친하고 가깝고 편하다는 이야기다. 별 이야기가 아닌데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이뤄왔는지 그 말 하나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 또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체를 하기도 한다면서 그만큼 각별한 사이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찬영이 브런치 카페에서 '친애하다'라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 친애하다는 표현은 평소 잘 쓰지 않고 접하기 쉽지 않은 단어다. 하지만 그 단어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런 찬영을 연기한 전미도는 찬영이 전화 왔을 때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아 요즘 미뤄왔던 약속을 잡고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고 있다예전에는 그래 다음에 시간되면 보자라고 했는데 이제는 미루지 않고 언제 볼지 날짜를 정한다. 찬영을 연기하면서 다음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날 수 있을 때,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볼 수 있을 때 보자는 주의로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냥 인사치레로 하던 말이 아닌 약속을 잡고 만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좀 더 들여다 보고 싶어 졌다.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지, 내가 관계를 맺은 사람과의 관계성도 좀더 진지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찬영을 고민하면서 연기를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JTBC '서른, 아홉' 전미도 인터뷰.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극 중 미조, 찬영, 주희는 19살 우연히 계기로 친구가 돼 20년을 함께 한 친구다. 그렇게 39살이 된 세 친구들의 모습을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연기를 했다. 올해 41살이 된 전미도는 39살이라는 나이에 대해 아홉이라는 숫자가 애매하다. 나도 39살 때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잘 가고 있는지 멈추게 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39살에 오디션을 보고 무대에서 드라마로 넘어오게 된 시기다.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 같다. 나에게 39살은 한 번 서서 돌아보게 되고 점검하게 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러한 멈춤 덕분에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작품을 39살에 만나게 됐다. 
 
또한 극 중 찬영은 죽음을 앞두고 미조에게 영상을 남긴다. 그러면서 40살의 공기는 어떠냐고 묻는 장면이 등장한다. 전미도는 드라마로 넘어오던 39살의 시기를 지나 40대가 되어 느끼는 공기에 대해 묻자 어릴 때 보던 30, 40대는 어른 같았다. 하지만 30대가 되고 40대가 되도 여전히 철없고 어리숙하고 미련하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어릴 때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한테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40대가 되면서 달라진 건 내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40대는 조금 뭔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기였다고 했다.
 
끝으로 연이어 드라마 두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미도는 뭔가 맛을 본 느낌이다. 더 탐구하고 싶고 조금 더 하면 알 것 같은, 잡힐 듯 잡히지 않은 것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물론 무대에 대한 갈망도 있긴 하다. 단 어떤 시점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에 대한 타이밍의 문제다고 밝혔다.  
 
JTBC '서른, 아홉' 전미도 인터뷰.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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