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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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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D-4①)총재 없는 한은…금리는 이미 반영되고 있다

14일 사상 최초 총재 공석 상태에서 금통위 본회의

2022-04-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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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4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두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총재 없이 열리는 금통위라는 점과 실물경제 난관을 들어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나 가계부채·물가 압박에 따른 '인상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연내 기준금리 인상 폭이 예측되면서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속속 반영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숨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을 시사했고 양적 긴축 가능성도 금리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 차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까지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돼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14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해 논의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33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린 0.75%로 확정한 후, 10월 한 차례 동결했다. 이어 11월과 올해 1월 연속으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상향했다가 2월 숨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 금통위의 가장 큰 특징은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금통위 이후인 이달 19일로 확정됨에 따라, 총재 공석 상태에서 본회의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하게 된 1998년 이후 총재가 통방 금통위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이 같은 총재 공석은 이미 예견됐다. 이 후보자가 신임 총재로 취임하기까지는 시간이 촉박해 금통위 회의 주재는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최근까지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다소 무게가 실린 상태였다.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 금통위원들이 과감한 인상을 단행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한몫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서면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급부상하게 됐다. 통상적으로 4%대의 물가 상승률은 고물가 기조를 넘어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단계로 해석된다.
 
한은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이 같은 상승률이 당분간 4%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두고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연준이 통화 긴축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선제적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은이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금통위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5월로 미루지 않고 서두를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이미 시장은 이 같은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돼 움직이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국채 3년물 금리는 2.941%, 10년물 금리는 3.1239%로 마감됐다. 특히 국채 3년물 금리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날 장중에는 한때 3%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0.188%포인트까지 축소됐다. 이는 2019년 10월 10일(0.183%포인트)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장기물 국채금리가 단기물 국채금리 밑으로 내려가는 수익률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도 해석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과 국내 물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지고 횟수도 더 많아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창용 후보자도 금리를 통해 연착륙될 수 있다고 하는 등 매파적 성향을 보이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14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해 논의한다. 사진은 한 은행에 걸린 대출 현수막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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