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지영

말 많고 탈 많은 모듈러 교실, 실제로 봤더니

2022-04-07 10:38

조회수 : 2,35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예상보다 훨씬 좋은데?"
 
지난 6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서울형 모듈러 교사 체험관을 방문했습니다. 
 
모듈러 교사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설치-해체-이동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학교 건물입니다.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거나 건물 공사로 임시교사가 필요한 경우 도입할 수 있는 시설인데요. 다만 안전이나 화재 우려가 있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모듈러 교사 도입을 반대해왔습니다.
 
저 또한 임시교사인 만큼 컨테이너보다는 약간 더 좋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신축 학교 건물로 봐도 손색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내부로 들어가 바닥을 밟아보고 벽을 손으로 쳐봤더니 비어있지 않은 단단한 소리가 났습니다.
 
사진=김지영기자
 
알고보니 모듈러 공법 자체는 기존과 비교해 안전하지 않은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최근 주목받는 건축 공법인데요. 
 
이 공법은 공장에서 벽체, 창호, 배선·배관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철근 콘크리트나 철골 공법보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이동이나 재설치, 철거 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선 2003년 모듈러 공법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한 사례가 있으며 최근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이 공법 도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모듈러 교사는 임시교사라 일반건축물이 아닌 가건축물로 등록할 수 있어 소방시설 등 안전관리 의무가 비교적 느슨할 수는 있습니다. 초기 모듈러 교실 또한 이런 문제 때문에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김지영기자
 
논란을 의식했는지 교육 당국은 신축 모듈러 교사에는 온갖 안전 장치를 도입했는데요.
 
이날 방문한 모듈러 교사 체험관 또한 튼튼한 철골구조와 불에 타지 않는 자재를 사용한 벽체를 적용하고 내진설계도 했습니다. 건물 외부에는 경사로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학생도 통학에 어려움이 없어 보였고요.
 
특히 화재 우려가 큰 만큼 64개의 스프링클러도 설치했습니다. 화재 시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5분 이내에 살수합니다. 화장실에 마련된 물탱크에는 약 10분 동안 살수할 수 있는 양의 물이 차 있습니다.
 
공기 질 개선을 위해선 자동 방식의 공기청정기를 달았습니다. 미센먼지 등으로 공기가 나빠지면 자동으로 가동되는 방식입니다. 창문 또한 완전히 개방할 수 있어 환기가 편리해보였습니다.
 
아울러 화장실 세면대에는 온수기를 설치해 추운 겨울 물 사용에 대한 불편함을 줄였습니다.
 
서울은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해 앞으로 시설 증·개축 때문에 모듈러 교사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주면 좋겠습니다.
  • 김지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