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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업무보고 취소는 예고편…법무부, 다시 검찰이 장악할 듯

문재인 정부, 장관 등 주요 보직 판사·행시 출신 기용

2022-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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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탈 검찰화'했던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다시 검찰 중심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 취소는 현 법무부에 대한 불신임 표명인 동시에 당선인과 뜻을 같이하는 인물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법무부 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주요 보직을 전·현직 검사들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내에서 검찰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해 검찰 내부의 불만이 있었던데다 윤 당선인이 검사들을 중용할 것이란 점에서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비 검찰 출신 장관들과 부딪히면서 드러낸 현 정권 법무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이런 관측의 배경이다. 지난 24일 박범계 장관이 윤 당선인 사법 공약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법무부의 인수위 업무보고를 갑자기 취소한 것은 박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주요 인사와 그 견해를 신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 검찰화'했던 법무부가 다시 검찰 출신으로 채워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우선,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검찰 출신이 될 것이란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 선호 가능성에 더해 윤 당선인 측이 정치인을 장관 후보로 고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탈 검찰화를 추진한 문재인 정부는 검찰과 관계없는 인물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박상기 장관과 조국 장관은 학자고 추미애 장관과 박범계 장관은 판사·국회의원이 주요 이력이다. 검찰 출신 장관을 한 명도 임명하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유일하다.
 
노무현 정부는 판사였던 강금실 장관, 국회의원인 천정배 장관을 임명하기도 했지만 부산고검장을 지낸 김승규 장관, 대구지검장이었던 김성호 장관도 법무부를 이끌었다. 역대 법무부 장관 중에는 검찰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법무부 장관은 모두 검사였다.
 
현재 법무부는 장관뿐 아니라 차관, 법무실장 등 다른 자리에서도 비 검찰 출신이 두드러진다. 강성국 차관은 판사로 일하다 법무실장을 거쳐 지난해 7월 차관이 됐다. 전임인 이용구 전 차관도 판사였다. 이 전 차관은 1967년 법무실 설치 이후 첫 비 검사 출신 법무실장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상갑 법무실장은 20여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법무부 인권국장에 뽑혔고 지난해 하반기 법무실장이 됐다. 위은진 현 인권국장도 변호사로 일해왔고 이 실장, 위 국장보다 먼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변호사도 비검사 출신이다. 윤웅장 범죄예방정책국장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왔다. 이 자리들은 다음 정권에서 검찰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사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검찰 출신이다보니 아무래도 검사들을 많이 기용할 것으로 보이고 주로 수사를 함께 했거나 친분이 있는 인물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너무 한쪽에 치우쳤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인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은 현직보다 검찰을 떠난 지 오래되지 않은 인물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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