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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코스피200 편입 호재' LG엔솔, 어쩌다 신저가까지

2022-03-12 06:00

조회수 :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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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화려하게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속수무책 밀리고 있다. 최소 시가총액 100조원은 거뜬히 넘을 거라던 시장 전망은 엇나가, 11일 종가 기준 시총 91조원까지 주저앉았다. 고점인 59만80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20만원 이상 빠졌다.
 
증권가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상당한 기대를 지녔던 이유는 주요 지수 편입 기대감 때문이었다. 코스피 시총 2위 종목으로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코스피200, 각종 2차전지 관련 섹터지수에 편입되면 거대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일 코스피200 지수 신규 편입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LG엔솔을 약 180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펀드들은 코스피200 지수 내에서 LG엔솔이 차지하는 만큼의 비중을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입과 동시에 호재가 끝났다. 11일 LG엔솔은 처음으로 40만원 선을 내줬다. 지수 편입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데다 공매도 우려로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특히 공매도의 하방 압력이 우려보다도 컸다. 11일 하루 LG엔솔의 공매도 거래대금만 2279억원. 전체 거래대금인 7134억원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10일까지 쌓인 LG엔솔 대차잔고는 1조460억원에 달한다. 공매도를 하려면 미리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빌린 주식의 규모를 나타내는 '대차잔고'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인식되곤 한다.
 
이같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호재의 시작이 아닌 끝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마나 공매도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만 부분 재개되기 전엔 당일까진 호재가 지속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공매도 타깃이 된단 이유로 오히려 하방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카카오페이 역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당일 주가가 6% 하락했으며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도 공매도 폭탄을 맞아 급락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면 코스피200 편입에 따른 변동성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수 편입을 전후해 개입되는 변수도 많고 변동성도 큰 만큼, 파도타기를 노리기보단 기업의 펀더멘탈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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