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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일반관리군 사실상 방치…진료도 약도 '셀프'

10일부터 재택치료자 집중-일반관리군 이원화

2022-0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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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1. 경기도에 거주하는 A(남, 30)씨는 올해 초 코로나19에 걸렸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입원이나 치료 없이 자택에서 자가격리만 했다. A씨는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까지 마쳐서인지 큰 증상 없이 격리 기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격리에 들어간 뒤 보건소에서 감기약과 해열제를 보내기도 했지만 거의 복용하지 않았다.
 
#2. 설 연휴 확진 판정을 받은 B(남, 20대)씨도 종합감기약과 해열제를 받았다. B씨는 연휴였지만 보건소와의 통화는 수월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근에 사는 친구들 중 몇몇은 확진 이후 보건소와 연락이 쉽지 않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감기약이나 해열제를 받지 못했다는 지인도 있었다.
 
#3. 서울에 거주하는 C(여, 20대)씨는 지난 13일 유전자증폭 검사(PCR)에서 양성이 나왔다.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 C씨는 증상 확인부터 비대면 진료까지 스스로 해야 하는 재택치료자다. 다행히도 감기약과 해열제, 체온계를 미치 준비해 전화로 진료를 받을 일은 없었다. C씨는 진료나 처방 과정을 안내하는 절차가 자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코로나19에 걸린 재택치료자 중 집중관리군만 건강 모니터링을 받는다.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이면서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이다. 이들을 제외한 재택치료자는 모두 일반관리군이다.
 
집중관리군은 하루에 두 차례 건강 상태와 증상 발현을 확인하는 모니터링을 받는다. 일반관리군은 자택에서 격리하는 기간 증상이 나타나는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일반관리군이 증상을 느껴 진료를 받으려면 의료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한다. 비대면 진료 이후 약을 처방받으면 동거가족 등 대리인이 가까운 약국에서 약을 수령해 전달해야 한다.
 
A씨와 B씨는 이달 10일 재택치료자 관리 체계가 집중-일반관리군으로 이원화하기 전 확진된 사례다. 감기약과 해열제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C씨는 재택치료자 관리 이원화 이후 확진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됐다. 설 연휴 기간 확진된 B씨와 비교하면 불과 2주도 되지 않는 시차 때문에 약을 받지 못한 것이다.
 
17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코로나19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당국은 이날부터 60세 이상이면서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인 집중관리군만 관리 인원으로 집계한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는 국민의 진료권 보장과 의료진의 진료권 행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당국 재택치료 관리에 대해 "치료의 개념을 빨리 도입해야 하는데 (지금은) 치료가 아니라 격리, 셀프 치료의 개념"이라며 "국민들의 진료권을 박탈하고 의사들에게도 진료권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0만명씩 일주일 격리하면 70만명인데 보건소의 능력을 넘어선다"라며 "동네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협의해 원하는 환자에 한해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반관리군에 속하더라도) 기저질환이 있으면 중증으로 갈 수 있다"라며 "(재택치료는) 치료가 아니라 알아서 낫게 하는 방치라고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있는 약은 쓰고 난 뒤 다시 확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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