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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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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주도주가 없다…개별종목 장세 뚜렷

TS트릴리온, 약세장서 138% 급등…"실적·턴어라운드에 집중해야"

2022-01-24 01:00

조회수 : 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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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올 초부터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뚜렷한 개별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별다른 공통점 없이 개별 이슈에 의한 강세를 나타낸 종목들이 주가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주간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디와이다. 연초 이후 65.90%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디와이는 지주회사로 자동차부품, 산업기계, 유압기기, 세차기 등을 만드는 자회사들을 두루 거느리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지만 지난해는 예년보다 증가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실적보다는 디와이의 100% 자회사인 디와이오토가 테슬라의 경쟁업체로 떠오른 리비안에 부품을 납품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디와이가 자율주행, 전기차 등의 핵심 수혜주라며 초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했다. 
 
57.50%로 상승률 2위를 차지한 퍼스텍은 현대자동차가 첨단 항공 모빌리티 시장 조성을 위해 미국의 독립법인 슈퍼널을 통해 영국 어반에어포트 지분에 투자했다고 알려진 날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퍼스텍은 국토부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팀코리아에 초청기관으로 참여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급등한 이력도 있다. 퍼스텍이 수직이착륙 비행로봇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로봇 관련주로 분류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뒤를 이어 메리츠화재가 상승률 3위에 올랐고 DB손해보험(18.89%), 현대해상(15.25%), 특히 보험주를 두루 편입하고 있는 KODEX보험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13.05% 오른 것을 보면 유일하게 보험주 전체가 강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KODEX보험 ETF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지 전체 보험주가 강세였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쌍두마차 삼성생명은 연초 이후 1.71% 오르는 데 그쳤고 삼성화재의 상승률도 3.46%였다. 
 
메리츠화재가 발군의 성과를 보인 것은 메리츠금융그룹의 약진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도 각각 25.05%, 15.68% 상승률로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금융지주 또는 증권사 중에서 이만한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없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들은 제각각의 이유를 갖고 있다.
 
올해 벌써 138.13%나 급등한 TS트릴리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덕을 톡톡히 누렸다. 이 후보가 탈모치료 비용을 건강보험 보장에 넣겠다고 하는 바람에 탈모시장을 타깃으로 헤어케어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TS트릴리온 주가가 불이 붙은 것이다. TS트릴리온은 또 지난주 모발이식 전문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혀 상한가까지 치달았다. 
 
젬백스지오(92.92%)는 최근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제3자에게 배정한다는 소식 외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랠리를 벌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를 기술이전하면서 대형 제약사로부터 후보물질을 검증했다는 분석이 49.55% 상승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상승률 4위 엠플러스(48.40%)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조립공정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고객사인 SK이노베이션의 증설에 따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처럼 주가 상승률 상위의 종목들을 살펴보면 일관된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흔히 ‘주도주’라는 이름으로 뚜렷한 강세를 보이는 특정 업종이나 섹터로 묶이지 않고 서로 공통점도 없다. 이런 증시를 흔히 개별종목 장세로 평가한다.
 
개별종목들의 주가를 올리는 요인도 확실한 호재라기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인 경우가 많다. 저평가 종목으로 묶을 수도 없고 외국인, 기관 등이 매집하는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퍼스텍처럼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면 일단 관련주로 묶어서 오르는 일이 빈번해지고, 젬백스지오가 발행한 CB가 신사업 진출 기대감으로 연결되는 등 전형적인 개별종목 장세 패턴이 나타난다. 
 
다만 이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속한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조금의 관심만 몰려도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또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며칠 내 급등한 경우가 많다. 디와이는 65.90% 상승률 중 지난 사흘간 오른 폭이 55%포인트였다. 퍼스텍도 하루 뛴 후 조정, 다시 급등 후 조정을 반복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상·하한가 폭이 30%이다 보니 약세장에서는 하루만 크게 올라도 순위권에 들 수 있는 환경이다.  
 
대형주들이 글로벌 금리 및 물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정책,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관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생긴 수급 공백 등의 영향권에 있어 이와 같은 중소형 개별종목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슈퍼개미 A씨는 “이런 때일수록 실적 증가 종목이나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종목을 골라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잘 모르겠으면 그냥 현금 들고 지켜보는 것도 좋다”라고 조언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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